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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 소크라테스, 법정에서 진리를 말하다 ㅣ 생생고전 8
김철홍 지음, 다나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7월
평점 :
『소크라테스, 법정에서 진리를 말하다』는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크리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책이다. 여기에 당시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관련 배경지식이 함께 담겨 있어 어린이들이 고대 아테네와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대해서는 여러 번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정작 원문을 직접 읽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변명’이라는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제목에 사용된 ‘변명’이라는 말이 오히려 부적절하게 느껴졌다. 보통 ‘변명’은 상대의 말을 의식해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말인데, 소크라테스는 상대의 주장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담담하면서도 거침없이 아테네 시민들에게 전한다.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직설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변명’보다는 소크라테스의 변론’ 혹은 ‘진술’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느꼈다.
우리는 흔히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의 이상형, 곧 ‘이데아’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시대의 민주주의 역시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의 민주주의처럼 여러 한계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론이 감정에 치우쳐 충동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고, 누군가를 희생양 삼아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그 당시에도,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이상화하기보다는 오히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상임을 일깨워 준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굳이 배심원들에게 밉보일 정도로 도발적인 태도를 취해야 했을까? 조금 더 유연하거나 겸손하게 말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소크라테스가 진리와 양심에 따라 말하는 것을 철학자의 사명으로 여겼고, 그것을 포장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곧 자기 철학을 부정하는 일이라 생각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불의하게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고, 그 믿음 덕분에 죽음 앞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당당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이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이 아닐까?
많은 곳에서 필독서로 거론되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책이다. 소크라테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거나 철학에 눈을 뜬 어린이 또는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