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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똥받이 사건
고현숙 지음, 한혜정 그림 / 도담소리 / 2026년 3월
평점 :
고현숙 작가님의 첫 단편 동화집인 [제비 똥받이 사건]은 책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8편의 단편동화가 실려있는데, 각 작품마다 소재와 등장인물이 다채로웠다. 전반적으로 결핍되고 소외된 친구, 이웃, 동물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주는 이야기로 읽고 나면 마음속에 감동이 스며들고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아이와 어른 모두 추천할 만한 책이다.
표제작인 <제비 똥받이 사건> 동화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남긴 말대로 우리 인간은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메세지가 담겨있다. 주인공 집에 찾아온 제비들이 친구의 장난과 아버지의 무심코 했던 행동으로 한동안 찾아오지 않는다. 주인공은 평소 제비를 관찰하여 제비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시 올 수 있게 작전을 짠다. 상대를 공감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이 동물이라도 다가오게 하는 힘이 있다.
<고마운 건 나인데!> 작품에서 주인 아저씨로부터 버림을 받아 개장수한테 끌려간 강아지가 간신히 도망쳐 나온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 허기로 심리, 신체적으로 끙끙 앓고 있는 주인공 강아지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몰랐던 질병도 치료 받는다. 사랑을 듬뿍 받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어느날 꼬마 주인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고, 목숨을 걸고 지키는 주인공. 서로 사랑으로 상대를 품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고 내 마음도 봄햇살처럼 포근했다.
<신기한 천사> 동화에서 작년에 교통사고로 엄마와 사별하고 다리를 다친 주인공이 등장한다. 절뚝거리는 주인공에게 가죽신을 맞춰준 아빠. 다음날 학교에 가려는데 가죽신 한 짝이 보이지 않고, 떠돌이 개가 들어오고. 개는 신기하게도 창고 앞에 멈춰 섰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개를 따라 판타지 세계로 들어선다. 개는 엄마가 보내주신 천사였다. 천사와 함께 학교에 간 주인공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죽음을 초월한 엄마의 사랑은 위대했다.
<펭수 머리핀> 작품에서 전학생의 머리핀을 탐내는 주인공이 머리핀을 몰래 가져가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이 잘 표현되었다. <이름 없는 택배> 에서 이웃에 대한 관심, 사랑으로 각자 가지고 있는 것을 서로 나누는 선행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그 외 바다에 낚시바늘과 낚시줄을 버린 사람으로 고통받는 저어새를 구해주고 사랑을 주는 주인공 이야기도 있다. 또한 집안 일로 괜히 길고양이에게 화풀이하는 주인공이 나중에 길고양이 입장을 헤아리며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아이로 성장하는 이야기 등 재미있게 읽고, 가슴이 따듯해지는 작품들로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