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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암소 - ...한줌의 부도덕
진중권 지음 / 다우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무서울 정도로 우경화된 한국 사회에서 그 현실을 바로 인식하게끔 해주는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끔씩 강도를 높여서 글을 쓰는 진중권을 보면, '아니, 이 사람, 이러다 잡혀 가는 거 아냐?' 하고 쓸 데 없는 걱정을 하게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사실 이런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며 차분히 논증하는 여타의 좌파들과는 달리 그는 기득권층에게 대놓고 '막말'을 하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독자로서는 통쾌하고 좋기만 하니. 하하.)
그의 여러 저서 중에서 <시칠리아의 암소>는 가장 읽기 편하고 쉬운 글로 구성되어있다. 주제도 꽤나 다양해서 골라 읽는 재미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이 아니 좋을쏘냐. 나는 가끔씩 보이는 관심없는 주제의 글들을 읽으며 뇌의 주름을 팍팍 잡았지만 그러기 귀찮으신 분들은 관심있는 글만 읽으셔도 무방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글을 읽으며 저자에게 가장 감동한 부분은 바로 그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힌 부분이다. 페미니스트를 가장한 마초를 하도 겪어서 그런지 저자의 이러한 솔직한 고백은 퍽이나 감동적이었다. 그래, 페미니스트 아니라도 좋으니 제발 진중권만큼만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