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껍질 속의 과학
로빈 베이커 지음, 유은실 외 옮김 / 몸과마음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흔히들 과학은 중립적이라고 믿고있다. 그리고 모든 실험 결과는 정밀한 과정을 통해서 나온 결과적 진리라고 생각한다. 나역시 그렇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 책을 만나기 전 까지는.

“달걀껍질 속의 과학”. 저자는 과학은 그 자체로 완벽하지 않으며, 언제든 사적이고 정치적인 음모가 포함될 수도 있으고 그로인해 검증이 되지 않은 가설이 마치 진리인양 받아들여 질 수 있다며 따끔한 충고를 한다. 그리고 매스컴과 일부 과격파들의 행동이 어떻게 가설을 진리인양 왜곡하여 유포하는지 아홉가지 소주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내보인다. 저자에 따르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은 오히려 바르지 못하는 것보다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고 콜레스테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같은 만병의 근원이 아니라 단지 증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우울증은 누구나 걸리는 가벼운 병이 아니고 광우병 파동은 아직 끝나지 않은 대재앙의 시초일지도 모르며 지구는 우리의 환경 오염 때문에 더워 지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자연보호는 선진국 중심의 이기적인 발상이 근저에 깔려 있고, 유전자 변이식품은 가장 안전한 우리의 구세주일 수도 있다. 자, 어떤가. 저자의 이러한 설명은 당신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 우리가 진리로 믿어왔던 것들은 이렇게 한 순간에 무너져버릴 수 있는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Fragile Science(무너지기 쉬운 과학)”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미덕은 단지 자외선 차단제가 나쁘다는 정보나 광우병파동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쇠고기를 먹지 말자는 단순 지식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며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미덕은 이미 알고 있어서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허투로 흘려보내지 말고 조금이라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힘 아닐까. 이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시민이 되려면 매스컴과 일부 상업적인 단체들이 합작하여 만들어내는 조작된 진리에 현혹되지 않는 강인한 지성이 필요할 것이다. 생물학의 무한한 발전을 빌며 인류 전체와 함께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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