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
이케하라 마모루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한국을 비판하는 서적은 많지는 않지만 찾아보면 은근히 있기는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이 책. 일본인이라는 특수성(?)덕분에 한때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도 했었다. 대체 어떤 책인지 궁금하여 읽어보았더니 반은 그럴싸하고 반은 어리둥절한 얘기였다. 그럴싸한 반은 우리도 알고 있는(그러나 잘 고쳐지지 않는) 한국, 한국인의 단점이다.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점, 일의 맺음이 야무지지 않은 점, 타인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점,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않는 점 등등.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지당하신 말씀들이다. 너무 뻔해서 지루하기는 해도 말이다. 그러나 이 지루하다는 점은 내가 정말로 문제삼고 싶은 것이 아니다.

저자가 문화인류학자가 아닌 이상 어느정도의 편견이나 자국중심적인 이야기가 끼어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일본인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일본의 잔학행위를 옛 몽골과 비교하다니 정말 이런 생각을 해대는 일본인에게 치가 떨린다.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 그런 논리라면 독일만 유태인을 차별한 것이 아니니 독일만을 물고 늘어지지 말라는 말도 나온다는 걸 모르시는 것일까. 나름대로 부분부분 긍정을 하면서 읽었지만 저자의 잘못된 역사의식 때문에 결국 끝까지 부정적으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참 안타깝다. (참, 저자는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썼다지만, 걱정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국은 일본과는 달라서 극단적 우익 행동파가 없으니 말이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살면서 이런 책을 낸다면 밤에 일본 극우단체로부터 칼 맞을 일을 조심해야 하겠지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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