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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유한 앵무새
조안나 버거 지음, 김정미 옮김 / 인북스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새를 키워본 적이 있는가. 그 새의 눈을 들여다보다가 자유에의 열망을 읽고 가슴 아파해 본 적은 있는가. 단순히 앵무새의 지능과 언어 능력에 호기심을 느껴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점점 읽다보니 야생을 잃고 갇혀 사는 모든 새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의 감정이 샘솟아 올랐다. 그렇기에 카나리아와 십자매를 새장에 가둬두고 기르는 나로써는 이 책을 읽는 것이 매우 괴로우면서도 짜릿한 경험이었다. 저자는 새를 연구하는 학자인 동시에 아마존 앵무인 티코에게 잡혀사는 가련한(?) 여인이다. 저자를 자신의 반려로 생각하고 저자의 배우자를 격렬하게 공격하는 행동을 보이는 앵무새 티코에게 뭐라고 꾸중도 하지 않고 그것이 아마존 앵무의 본성이며 습성이라며 그대로 받아들이는 조류학자인 저자 조안나. 사실 애완용으로 새를 키우는 사람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소리다. 새의 나쁜(?) 습관을 그대로 방치하면서 풀어놓고 기르다니.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 많은 애완조가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꼭 매슬로우의 욕구위계론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자신의 "본성"에 충실해야만 만족할만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누구든 아는 당연한 사실 아닌가. 그런데 그것을 인간에게만 적용시키고 애완동물의 욕구는 간단히 무시하는 현실을 보라. 우리에게 기쁨과 충족감을 주는 친구인 애완동물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그들의 습성을 이해하는 주인, 아니 친우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