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 2
김나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빨강머리 앤. 워낙 일본 애니매이션으로 익숙해져서 다른 얼굴, 다른 성격, 다른 모습의 앤은 상상도 못할 정도다. 초등학교 시절을 일본 애니매이션과 함께 보낸 현재의 20대에게 빨강머리 앤과 그의 친구 다이아나(일본식 발음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방영함)는 주황색 머리에 회색 옷을 입은 깡마른 아이와 머리를 기묘하게 땋아 돌린(?) 아이로 기억될 뿐이다. 그런데 일본식으로만 생각되던 앤이 한국식 모델이 되어 새로 나타났다. 그것이 바로 이 김나경의 '빨강머리 앤'이다. 김나경의 앤은 우리가 아는 앤과는 사뭇 다르다. 배움을 즐거이 여기는 몽고메리 여사의 앤과 달리 한국의 앤은 자율학습을 빠지고 집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착하고 참한 아이로 성장하는 캐나다의 앤과 언제나 말썽쟁이에 기회주의자인 한국의 앤은 얼마나 다른 모습인지. 그러나, 나 뿐일까? 이런 한국의 앤에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은. 모든 것에 적극적이고 모든 일을 잘 하는 몽고메리 여사의 앤과 달리 꽃나경의 친구인 우리의 앤은 평범한 고등학생의 삶을 살고 있고, 오히려 그 점이 더욱 깜찍하게 느껴진다. 컷마다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든 한국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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