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인성교육시리즈 가족 사랑 이야기 3
샘 맥브래트니 글, A.제람 그림, 김서정 옮김 / 베틀북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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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모성애는 그 예도 많고 그것을 예찬하는 그림이나 노래 등의 예술 작품도 수두룩하건만 부성애는 그 십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그릇된 모성애의 강조(그로 인한 여성의 억압도 만만치 않다!)때문이기도 하지만 부성애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인식-아이를 돌보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실제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그 아이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은 사실이나 아버지라고 자기 자식이 생판 남 같기야 하겠는가. 세월이 감에 따라 깊어지는 정의 법칙에 따르다보면 부정도 모정 못지 않게 깊이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사회에서는 많이 장려하지 않고 감추려고만 하지만). 그런면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참신하며 따뜻하다.

우선 화자가 어머니도 아닌 아버지와 아기토끼이다. 동화책에 자주 나오는 어머니-자식의 구조가 아니라는 점부터 신선하지 않은가? 그리고 아기토끼의 대답에 따라 점점 깊어지는 부정(父情)이 독자의 가슴을 울린다. 아기가 요만큼이면 아버지는 이만큼. 아이가 이만큼이면 아버지는 저만큼 많이 아이를 사랑한다며 숨김없이 부성애를 드러내는 아빠토끼가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지던지! 또 하나. 이 책의 숨겨진 또 다른 장점은 이 책은 처음부터 아이가 잠든 끝까지 아빠-아이의 구조로만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는 현실에는 편부모 가족(나는 이를 한부모 가족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아직 정착되지 않은 용어이기에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편부모라는 단어를 썼다. 그러나 이 단어도 편견임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이 만연하였으나 아직 양쪽의 부모와 형제(아이 둘 이상)로만 구성된 구태의연한 모습만을 진리인양 보여주던 기성 동화책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여러 의미의 열렬한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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