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두렵지 않아요 - 아름다운 소년, 이크발 이야기
프란체스코 다다모 지음, 노희성 그림, 이현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집어들게 된 데에는 여러 메이저 신문사 서평의 영향이 컸다. 앞다투어 '파키스탄 소년의 용기있는 행동'에 대한 책이라고 극찬을 하지 않겠는가. 평소에 인권이나 자유, 평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나이기에 결국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던가. 앞의 책소개에 나온 스토리를 읽었다면 굳이 이 책을 보지 않아도 된다. 정말로 그게 끝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자신은 이크발을 본 적이 없으며 여기 나오는 주인공(이크발과 함께 일하게 되는 여자아이)도 자신의 가상인물이지만 이크발의 옆에는 꼭 그런 친구가 있었으리라 생각하고 책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감동을 조장하는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때문일까. 처음부터 완전 각색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보았기에 왠지 김이 빠졌고 감동을 끌어내려는 작가의 노력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이야기는 너무 담담하다못해 싱거웠다. '조금만 더 필력이 좋은 작가가 썼더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은 나뿐일까? 아름다운 이야기의 감동이 반으로 준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

소설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용기있는 소년 이클발에게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유를 갈망하는 이크발의 모습은 비겁하게 현실에 안주하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크발처럼 무섭고 괴로운 상황에서 '나는 두렵지 않아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이크발이 죽은지도 벌써 8년이 지났다. 그러나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는 어린이들이 노동을 착취당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미 이크발을 잊었다. 이크발은 사람들이 어린이 노동에 관해 잊는 것을 경계하며 우리의 이야기를 더 퍼트려 달라고,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고 했으나 이젠 그 소리 조차도 세월속에 파묻혀버렸다. 이 문제를 그냥 덮어두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이크발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우리가 이크발을 잊는 날은 모든 어린이들의 과다한 노동에서 해방되는 그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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