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마니또 게임이라는 것이 있었다. 개개인에게 서로의 마니또(짝)가 정해지면 한달동안 그 친구에게 편지와 선물을 주는등 여러가지로 관심과 도움을 준다. 별로 재미없는 게임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모두 이 게임을 즐거워했다. 왜냐하면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규칙이 이 모든 관심과 도움을 모두 '비밀리에' 행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모두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이가 누구인지 모르는채로 궁금증을 키워나가게된다. <우리 친구하자>를 읽는 내내 나는 초등학교 시절의 마니또 게임을 떠올렸다. 나에게 관심을 보내는 내가 모르는 누군가. 삐뚤빼뚤한 글씨로 쓰인 편지와 작은 선물. 그것은 언제나 약간의 호기심과 설레임을 불러일으켰다. 아름이는 이 감정을 소중히 키워나가다가 책의 끝에 다다라 선물의 주인공에게 자발적으로 다가가게 된다.편지를 보낸 이가 누구인지 밝혀지는 하이라이트. 그리고 그 편지를 보낸 아이를 알고 나서야 비로소 밝혀지는 그 아이의 존재감. 마지막 부분에서는 마치 마니또게임의 클라이막스인 마지막에 '사실은 내가 네 마니또였어' 라고 밝히며 수줍게 웃던 친구의 얼굴을 보는 듯 해서 가슴이 떨렸다. 유명한 콤비인 쓰쓰이 요리코와 하야시 아키코의 작품이다. 쓰쓰이 요리코의 잔잔한 스토리를 따뜻한 그림체의 하야시 아키코가 아름답게 나타내주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한장 한장마다 서려있는 '그 아이의 존재감'을 발견하면 기쁨이 두 배가 될 것이다. 이 정도의 힌트를 주면 모두들 그림 작가의 재치있는 배려를 알아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