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 사계절 1318 문고 2 사계절 1318 교양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주인공인 제제가 한 말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계속 이 말이 떠올랐다. 주인공 로버트는 가난하지만 성실하고 장난끼도 있는 평범한 아이이다. 마음좋은 이웃 사람에게 받은 아기 돼지를 친구처럼 아끼며 길러 돼지 콘테스트에서 푸른 리본까지 받고는 행복해한다. 그러나 소년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버지가 병에 걸리면서 가세가 기울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수단으로 돈을 구하려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았고 결국은 로버트의 돼지 핑키를 도축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후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로버트는 유년기를 마감한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와 이 작품은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다. 제제가 라임오렌지나무를 갖고 있었다면 소년인 로버트는 사랑스러운 돼지 핑키를 기르고 있다.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인 핑키를 로버트는 무척이나 사랑하고 아끼지만 결국 자신의 손으로 핑키를 죽이며 소중한 무언가를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그 때의 괴로움에 대해 배운다. 라임오렌지나무를 자른 제제처럼. 제제의 지지자인 뽀루뚜가 아저씨가 죽었듯, 로버트를 사랑해주던 아버지도 돌아가신다. 그리고 로버트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딛고 일어서며 어른이 된다.

유년기의 애착을 떼고 세상살이의 괴로움을 경험하며 모든 어린이는 어른이 되어간다. 그 과정은 쓸쓸하고 가슴아프며 서글프지만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통과의례이다. 세상의 단맛만이 아닌 짠맛, 쓴맛, 신맛 모두를 알았을 때 인생은 더욱 더 깊어지기에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며 세상 보는 눈을 넓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은 너무나도 아프고 괴롭기에 나는 다시 이렇게 말하고 마는 것이다. '어째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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