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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명저 콘서트 - 자기 탐구자들의 특별한 지식 향연
권미주 외 지음 / 누림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인문학 공동체 대안연구공동체에서 함께 공부한 18명의 저자가 고전과 명저를 읽고 에세이형 북리뷰를 남겼다. 이 책은 17권의 고전 명저를 소개하는 18인의 개성이 담긴 콘서트형 모음집이다. <고전 명저 콘서트> 제목이 딱 어울리는 책이다.
한 권의 책에 대해 두 사람의 해석이 담긴 글을 읽으며 소개한 고전 명저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 같은 텍스트를 읽는 두 사람의 시선이 다른 것이 어색한 것이 아닌,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간. 다른 인생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똑같이 해석되는 책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고전을 읽고 해석을 담아놓은 책이 이미 세상에 많지만, 저자 한 사람의 시선으로 책을 읽다 보면 그것이 정답인 것 같아 불편할 때가 있었다. 이 책은 그 점에서 자유로움을 주는 책이다. '고전을 읽는 데 답이 있는 건 아니야', '너는 이 책이 어떻게 느껴지니?'라는 편안한 질문을 가지면서 고전과 명저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한다. 17권의 책 중 겨우 1권만 이미 읽은 책이라서, 소개한 책들을 미리 보기 하며 몇몇 책을 빨리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고전에 대한 시선과 별개로 여러 사람이 쓴 에세이형 북리뷰를 읽으며 책을 읽고 남기는 서평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서평의 기본 틀을 지키며 쓴 글, 고전에서 감동받은 문장을 끌어와 자신의 이야기와 엮은 글, 고전 명저의 전체를 간단명료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글과 부분부분을 자세히 바라보게 하는 글. 고전 명저에 기대어 저자의 사유를 담은 글은 단순히 북리뷰로 읽히지 않는다. 다양한 서평 스타일을 한 권의 책에서 접하면서 나는 어떤 스타일의 서평이 좋은지, 앞으로 어떤 서평을 쓰면 좋을지 생각도 했다.
읽기로 끝나지 않고 쓰기로 맺는 독서가 사유의 지평을 더 넓혀준다. 읽기에 급급해서 제대로 읽은 것을 소화하지 못하고 쓰기로 풀어내지 않은 나의 독서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고전을 읽을 때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서평을 읽고서 의미를 파악했던 경험이 있다. 이 책이 소개한 고전 명저를 읽으면 읽은 글들이 길잡이가 되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아직 읽지 않은 16권의 책을 읽을 때 다시 이 책을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고전을 읽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분, 고전을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싶은 분, 책 리뷰를 잘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분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서평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닌데, 서평의 예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 발터 벤야민의 <일방통행로>, 롤랑바르트의 <사랑의 단상>,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 베셀 반 데어 콜크의 <몸은 기억한다>, 문서정의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손창섭의 <잉여인간>,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유발 노아 하라리의 <사피엔스>, 히로세 다카시의 <체르노빌의 아이들> 읽을 책 목록이 많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