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미생물 이야기 - 흙, 물, 숲, 그리고 당신 안의 균에 대하여
최철한 지음 / 라의눈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몇 년 전 알레르기 관련 책을 읽다가 깨달은 게 있다. 딸아이가
어렸을 때 너무 깔끔하게 키운 것이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이다. 딸은 어려서부터 비염을 달고 산다. 딸은 남편 체질을
닮아 알레르기 체질인데 비염도 알레르기 때문에 생긴 듯 하다.
그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얇은 책이라 그랬을
것이다. 깔끔하게 키운 게 왜 건강에 덜 좋은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저자는 장 내 세균의 종류가
다양할 수록 면역력이 높고 건강하다고 했다.
손위 형제가 많을수록 생후 1 년 간 아토피 피부염의 유병률이 낮단다.
또한 11세 때와 23세 때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 또한 낮다고 했다.
20세기 후반, 형제 수가 줄고 철저한 개인 위생으로 어린 시절 형제들
간에 미생물 교차 노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너무 편리하고 위생적인 환경, 인류에게 친근한 존재였던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과의 접촉이 격감한 것도 면역 체계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갖가지 질환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했다.실제로 농장에서 자라거나
반려 동물에 노출됐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다고 했다.
게다가 1 형 당뇨병이나 다발성 신경증 같은 자가 면역 질환도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더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잠깐
최대한 지저분하게 살면 더 건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놀랐던 것은 인체 내의 기생충도 면역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동안
일 년에 한 번 씩 구충제를 사서 가족들에게 먹으라고 했는데 괜한 짓을 한 것이다.
내가 진짜 놀란 것은 위생 상태가 좋고 기생충이 적으며 식수가 깨끗하고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 받았고 그 반대일수록 고통이 덜했단다.
알츠하이머는 뇌의 노화로 인한 질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 말인가?
2013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연구 결과라니 일단 믿어야 겠다. 하긴 치매도 면역럭이
떨어지면 더 발병한다니 .... 깨끗하고 도시화 된 환경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아주 중요한 결론이다.
먹거리와 관련해서도 신토불이와 신시 불이에 대해 설명했다.고층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 나도 제철에 나오는 국산 농산물을 찾아 먹는 건 열심히
한다. 책의 뒷 표지에 나와 있는 여러 문장들이 마음에 와 닿기에 옮겨 본다.
- 20 분간 흙을 만지기만 해도 면역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이 증가한다.
- 집안에서 반려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면 장내 세균총이 증기한다.
- 신림욕으로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은 몸속 세균 조성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 농촌 지역으로 이사 가는 것 만으로도 장내 세균이 다양하고 풍부해진다.
- 맨발 걷기( 어싱)는 미생물, 음이온, EZ 물을 몸속으로 불러들이는 과정이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장이 안 좋은 딸에게 도움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장이 안 좋은 딸 뿐 아니라 나에게 도움 되는 정보가 많았다. 우선 쉬운대로
채소 모종을 사다가 집에서 식물을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없지만 잘 키워보고 싶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분들 그리고 도시에 살면서
건강에 관심 있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미생물 관련 건강 상식을 알기 쉽게 한 권의 책에 담아 주신 저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