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을 위한 산책 - 헤르만 헤세가 걷고 보고 사랑했던 세계의 조각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원형 옮김 / 지콜론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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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헤세는 내가 좋아하는 몇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무엇보다 그의 문장을 대할 때

느껴지는 낭만적인 성향을 좋아한다. 그리고 늘 자신의 내면에 떠오르는

단상을 놓치지 않고 우아하게 표현한 감성적인 문장을 좋아한다. 헤세의

문장을 대할 때면 느끼는 필사의 욕심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번 느꼈다.

헤세는 소설만 쓴 것이 아니라 시도 썼기에 그의 문장이 더 우아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헤세가 스위스와 독일 남 서부를 거닐면서 남긴 기록이라고 했다.

헤세가 살았던 시대는 지금에 비하면 아주 옛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헤세는 외면적인 것들보다는 내면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표현하려 했기에

옛날에 쓴 여행기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나도 가끔은 회색 숲에 비유하는 고층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진짜 자연 속을

거닐며 헤세처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의

생활은 효율적이고 편리하다. 그럼에도 단지 내에서 다람쥐 쳇 바퀴 돌듯 하는

생활이 이어지며 무심히 세월이 지나간다. 가끔 나 자신이 마모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은 헤세가 나이 들어 여행한 기록이라고 알고 읽었다. 책에서

헤세가 젊은 날의 자신을 돌아보는 문장을 만나면서 역시 성숙해진다는 게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젊었을 때 신학을 얼마나 경멸하고 조롱했던가! 하지만 지금 내가

알게 된 것은 신학이 우아함과 마법으로 가득 찬 학문이라는 것이다.

- 중략

신학은 은혜와 구원, 천사와 성사와 같은 내밀하고

사랑스럽고 축복 받은 것들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다룬다. 본문 p30~p31-

헤세는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모두 겪었단다. 그래서 지친 마음을

여행을 통해, 걷기를 통해 다독이고 싶었던 것일까? 나도 무언가 마음의

정리가 필요한 날은 걷기부터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헤세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작은 울림들이 있었다.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지만 혼자만이

느끼는 기쁨, 평화 같은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느낌을 받을 때

" 힐링' 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봄이 무르익어 이젠 초여름이다.

책을 읽고 나니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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