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는 평생 최강 - 고바야시 사요코 장편소설
고바야시 사요코 지음, 김지혜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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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전에 일본 소설을 읽으며 내심 놀랐던 적이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의 자유 분방한 생활 때문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불륜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 소설을 읽고 시대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오래 전에

세계 최고의 신부감은 일본 여자라는 말이 있었다. 그 무렵

<최고의 신부감> 이라는 단어엔 현모양처 후보, 그리고 당연히

정숙한 여성 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이 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몰려 다니며 우정을 과시하던 미혼의

이십대 중반 네 여성이 함께 살기로 결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이십 대 여성 중에도 비혼주의자가 많은 걸로 들었다.

그런데 막상 소설로 읽다 보니 젊은 여성의 비혼주의야 말로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 이기도 하고 이 시대를 읽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에서는 결혼을 안하고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함께 살면서도,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친구 둘은 임신하여 아기를 낳는다. 한 사람은 지인에게 정자를

제공 받고 한 사람은 외국 사람의 정자를 제공 받아 임신과 출산을 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몇 년 전에 연예인 사유리 씨가 일본에서 인공 수정으로

아기를 출산하고 귀국했을 때 얘기가 생각났다. 사유리씨는 결혼은 생각 없고

아이는 갖고 싶었는데,한국에선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일본에 가서

임신하고 출산도 했단다. 당시 아는 아줌마랑 <아기와 애완견은 다르다> 는

얘기를 했던 게 생각난다.

성당에 다니면서 <자녀는 하느님의 선물> 이라고 배웠다. 이 책에 나오는

정자 제공을 통해 임신하여 세상에 태어난 생명도 참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 나는 엄마 아빠의 사랑의 결과> 라고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것. 그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한 개인이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나는 구시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아니면

<그래 열심히 즐겁게 살면 돼. 인생에 정답은 없다니까> 라고 넘어가야 하나.

소설이긴 하지만 작가가 실제 경험한 듯 현실적인 얘기도 매끄럽게 풀어낸 소설이다 .

지난 삼월에 일본 소설 < 할머니와 나의 삼천엔> 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그 소설은 경제, 재테크에 포인트를 맞춘 아주 현실적인 소설이다. 이 책

<어쩌면 우리는 평생 최강>의 내용도 도 아주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들이 포착한 시대의 변화를 한 권의 소설로 만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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