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 이야기를 읽는 밤 - ‘빵과 서커스’의 시대에서 ‘빵과 잠’의 시대를 넘어, 파란만장한 서양의 일상 연대기
정기문 지음 / 북피움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지금부터 500년 전이나 1000년 전 평범한 서민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할 때,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만든 역사 책을 읽어서는 제대로 자세히
알 수가 없다. 무엇보다 굵직 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난 연대와 그 사건들에
관계된 사람들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으니 말이다. 그 사람들은 대개 왕이나
황제 그리고 귀족들이 대부분이다.
역사는 연대와 사건의 암기로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했던 건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지루했던 역사를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는 과목으로 탈바꿈 시켰다.
서양 중세와 근대사를 다룬 이 책은 모두 여섯 단원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밤: 고대 왕국과 제국, 그리고 민주주의
두 번째 밤:로마 제국 흥망사
세 번째 밤: 중세 기독교의 이중 생활
네 번째 밤: 천 년의 암흙, 그래도 삶은 계속되었다.
다섯 번째 밤: 천 년의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오다.
여섯 번째 밤: 빵과 잠,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기독교 성인 중 한 사람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죽은 후에 통째로 삶아졌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한마디로 성인 숭배
의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라는데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당시 사람들은
성인이 세상을 떠난 후에 성인의 유골 이라도 마을에 안치되어 있어야
성인의 초능력이 계속되어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었단다.
성인의 시체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고 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죽자 제자들은 그를 가마솥에 넣어 삶은 다음
유골을 토막 내어 나누어 가졌단다.이런 풍습은 20세기까지 이어졌고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유해는 잘게 나누어 국내의
208 개소에 보관되어 있다고 했다.
천 년의 암흙 시대로 표현되는 중세 시대, 서민들의 삶은 너무나
가혹하였다. 100 멩중 99명이 문맹이었던 시대다. 그 시대에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이나 송아지 30 마리가 필요했단다.
성경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200~300 마리의 양이나 송아지를
도살해야 했단다. 평민들은 글자를 모르는데다 책값이 너무 비싸
책을 거의 읽을 수 없었다고 했다.
중세시대 귀족들의 식사는 누가 누가 많이 먹나 일종의 많이 먹기
시합이었단다.잘 먹는 것은 귀족의 자질이자 중요한 덕목이었다니
더 말해 무엇할까.귀족들과 평민은 먹는 음식, 마시는 음료,입는 옷
등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차이가 났다.귀족은 사치외 향락에 젖어
지냈고, 평민은 하루 하루 버티기도 힘들었다. 중세 농가에서
저녁이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돼지를 끌어 안고 잤다는 얘기도
처음 알게 된 얘기였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과 교육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말 그대로 무지하고 빈곤하였기에
암흑 시대라고 표현되는 중세 시대. 그 시대를 지나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요즘 시대를 우리의 후손은 또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역사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고 싶은 분들께 적극 추천한다.
좋은 내용을 책으로 펴낸 저자에게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