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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5년 1월
평점 :
주인공 미모사는 젊은 나이에 패밀리 레스토랑 점장 직책에 오른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직책이기에 늘 자신없고 업무 효율은 오르지
않는다. 식사를 제 때 챙겨 먹지 못하고,불면증으 고생하고, 욕실엔
늘어만 가는 배스 솔트들....
미모사가 세 들어 살던 빌라에 불이 나면서 미모사는 가진 것을 모두
잃는 신세가 된다.회사의 배려로 회사의 예전 기숙사에서 임시로 지내는
미모사. 그녀에게 창고에서 지내는 회사 직원 가네다가 창고 근처에 있는
주택가 식당 <키친 상야등> 을 알려준다. 어느 날 퇴근길에 우연히
들른 그곳은 멋진 프렌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아늑한 분위기의
작은 식당이었다.
과묵한 셰프와 상냥힌 소믈리에가 손님을 기다리며 음식을 준비하는 곳.
저녁 아홉시에 시작해서 아침 일곱시까지 영업하는 식당.실제로
그런 시간대의 영업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의 영업 시간이
그렇다보니 근처 빌딩 사무실에서 야근 하느라 막차를 놓친 사람들이
단골 손님이다. 막차를 놓칠 정도로 열심히 일한 그들은 <키친 상야등> 에서
맛난 프렌치 요리로 배를 채우고 시간을 보내며 아침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빌딩 청소를 하러 새벽 출근하는 이들이 들러 된장국과
주먹밥으로 요기하는 식당이기도 하다.
미모사가 처음 키친 상야등에 갔던 날 부터 늘 식당 한쪽 구석에서
스프를 먹던 나나코. 그녀는 근처 병원에 남편이 위암으로 입원했다.
불안하고 의지할 곳 없는 마음을 따뜻하고 맛있는 스프를 먹으면서
위로를 받고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미모사는 아늑한 식당 상야등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를 받는다.시간이 지나면서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고
셰프가 만들어 주는 음식을 먹으면서 불안한 마음과, 점장으로서의 책임감
같은 걸 내려놓는다. 싸지 않은 가격에 자주 갈 순 없지만 미모사는 그곳에서
고객에게 주는 편안함과 서비스를 자신의 매장에서도 적용해보려고 한다.
이렇게 점점 미모사는 키친 상야등을 통해 위로 받고 성장한다.
소개돠는 양식 요리에 대한 설명이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키게 만든다.
책을 읽다가 내가 사는 지역에도 양식 요리를 파는 식당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했다.내가 사는 곳은 수도권이라고 해도 경기 북부의
시골이라 한식이나 중식집이 대부분이다. 바로 지난주에 근처의
대형 마트에 ,애슐리 퀸즈>가 오픈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너무 한식 위주인 내 입맛을 조금 바꾸기 위해서도 가 볼 생각이다.
일본 소설 중에 <...식당> 시리즈 또는 음식으로 힐링하는 소설이
꽤 많이 출간되었다.그럼에도 지금까지 그런 소설을 읽지 않던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건, 아마도 제목에 들어있는 < 위로> 라는 단어
때문일 것이다. 일 년 중 가장 추 운 계절에 이런 저런 일로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요즘, 맛난 요리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생긴다. 연초부터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니
독자로서 행복한 일이다.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