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받아 들고 펼쳐보기 전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 배출하는데 모가 복잡한가 보네 책이 제법 두툼하잔아' 일본 의사들의
책을 즐겨 읽는 내게, 이 책은 그동안 읽은 다른 일본 의사들의 책보다
좀 두꺼웠다. 책장을 넘겨 책 날개에 소개된 저자의 프로필을 보니 책 두께가
조금은 수긍이 갔다. 일본 외과 학회. 대장 항문병 학회. 소화기 내시경 학회
전문의 라는 프로필을 보면서 와! 하는 생각이 들었다.소화기 쪽은 정복하겠다는
저자의 의지가 느껴지는 프로필이었다.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었다.
1.놀라운 항문의 기능
2. 말할 수 없는 비밀 항문 트러블
3. 대변과 방귀를 둘러 싼 과학
4. 배와 항문을 지키는 방법
5.대장 항문 건강을 해치는 행위
책의 앞 부분에서 항문이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는 설명이
흥미로웠다.동물의 조상은 입을 통해 식사와 배설을 해결했단다.
입과 항문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여 대변과 대장, 직장에 이르는 설명이
이어졌다. 설명을 쉽게 이해하도록 삽화를 곁들였고, 글자도
전체 페이지에 빼곡하지 않아서 눈이 피로하지 않은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대변을 잘 나오게 하는 자세는 유명한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 과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치열, 치루, 치질, 변실금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더니 드디어 대장암이 나온다. 여기에 이르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변비나 설사는 결국 대장암이 씨앗이었나 하는 생각 말이다.
3장 <대변과 방귀를 둘러 싼 과학> 편에서는 장과 뇌의 관계, 장과 마음의
관계, 장과 세로토닌, 장에 좋은 유산균, 충수의 면역 기능 등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이어갔다.
<자율 신경을 조절하는 방법> 이라는 소 제목의 글에서는, 불규칙한 생활로
무너진 자율 신경의 균형은 변비를 일으킨다고 했다.규칙적인 생활로
자율 신경의 균형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나는 매운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에 보니 매운 음식이
치질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폭음 폭식 빨리 먹기 취침 직전 식사 등도
위장이나 항문에 부담을 주므로 삼가야 한다고 했다. 항문 건강을
지켜주는 식사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여 변비나 설사를 막는 식사라고
했다. 유산균, 식이 섬유, 올리고당 등으로 유익균이 증가하기 쉬운
식사를 하라고 했다. 사과 바나나 당근 등 정장 작용을 하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장이 예민한 사람들을
위해 <고포드맵 식품>과 <저포드맵 식품> 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흥미로운 내용이 펼쳐졌다.
<대장 항문 건강을 해치는 행위>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별난 사례들이
소개됐다. <마약부터 금괴까지 놀라운 항문 밀수><이물질을 삽입한
황당한 이유들> <항문 이물질 삽입과 성적 쾌락>등의 소 제목 글은
다른 나라 얘기 같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정성이 느껴졌다.많은 삽화와 도표로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고 한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좋은 내용의 책을 펴낸
저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