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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찾은 보약 - 한의사 딸과 엄마가
권해진.김미옥 지음, 장순일 일러스트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평점 :
텃밭.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지고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아파트에 사는 나는 텃밭을 가꾸질 못한다. 베란다에 텃밭을
가꿀 정도의 적극성은 내게 없다. 어린 시절 살던 집의 뒤꼍에
채소를 이것저것 심었던 게 내가 기억하는 텃밭이다.그 텃밭에
옥수수도 심었고 감자도 심었던 생각이 난다.그 채소들은 반찬이
되어 밥상에 오르고, 옥수수는 간식으로 먹었던 게 참 그리운
추억이 되었다.
건강 관리에서 생활 습관, 특히 식생활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장 보러 마트에 가보면 예전에 비해 엄청난 가공 식품이 진열돼있는
게 공포스러울 정도다. 어디 가공 식품 뿐인가. 바다가 오염되어
예전처럼 생선구입하기가 꺼려진다. 생선 외에 미역,김, 다시마등의
해조류도 갑자기 안 먹기도 어렵고 예전처럼 먹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천일염에서도 미세 프라스틱이 나온다니 이제 우리는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 싶어진다.
나는 동네 마트에서 제철 채소와 과일을 구입한다.제철 채소를
이용하여 내가 직접 만든 반찬이 바로 요즘식 보약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조금 더 프로 주부 다운 면모를 갖추게 해줄 거
같아서 읽게 되었다.
한의사인 딸이 글을 쓰고, 엄마의 요리 레시피로 공동으로 펴낸
책이다.한의사인 저자는 채소를 계절 별로 구분하였다.
봄: 돼지 감자, 쑥, 부추,냉이, 두릅, 민들레
여름: 완두, 자소엽, 옥수수
가을:도라지, 땅콩, 생강
겨울: 늙은 호박,팥, 당귀
책에는 우리가 평소에 자주 먹는 식품 위주로 설명해서 무심코
먹던 것들에 대해 잘 알게 되어 좋았다. 더 깊이 있는 공부가
아니라도 이 정도만 알아도 장보기 때 잘 활용할 수 있겠다.
계절마다 몇가지 채소를 선정하여 설명한 것 말고도 한 계절이
끝나는 페이지엔 메모장 느낌으로,몇 가지 씩 채소에 대해
더 설명했다.
그렇게 설명한 채소는 무,쪽파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바질,
토마토, 고구마, 가지, 토란대, 결명자, 울금, 오리알태 등이다.
이 책의 맨 뒷쪽에 민들레에 대해 나왔다. 민들레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전에'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은 먹고
싶어진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맞는 말 같아서다. 민들레가
항염증, 항 바이러스 효과가 있고 항암 효과도 있단다.
나는 지난 2 월에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세게 처방한 약을 먹고
엄청 고생을 했다. 간에 크게 무리가 갔는지 열흘 가량 거의
꼼짝 못하고 누워 지냈다.게다가 체한 것도 아닌데 속이 아파서
내과에 갔더니 급성 위염이라고 했다. 내과 약을 먹으면서
한 달 이상 매운 음식을 안 먹는 등 엄청 노력했다.그런데
요즘 이상하게 민들레 겉절이가 먹고 싶었다. 어제 동네 채소
가게에서 민들레를 보고 얼른 사왔다. 얼른 겉절이를 만들었는데
쌉싸름한 민들레 겉절이가 이렇게 맛있는 줄 처음 알았다.
요즘은 농약을 치지 않으면 농사짓기 어렵다고 한다. 아마도
기후 변화로 더워진 날씨도 한 몫 할 것이다.먹거리 선택이
점점 어렵다. 그저 제철 채소로 초록 밥상을 차리며
위안을 삼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