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바쁘게 흽쓸려가는 일상에서는 예술이란 단어
또는 예술하는 삶 이란 표현이 정신적 허영을 대변하는
느낌을 준다. 먹고 살기 바쁜 사람에겐 사치스럽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 싶다.올해 들어 좀 더 알차게 생활하자고
다짐한 후로 내 생활은 정말 바쁘다. 문득 문득 이렇게
살아야만 되나? 그럴 필요가 있나 ? 하는 질문도 떠오르지만
기다리는 일정 들이 있기에 그런 질문은 이내 자취를 감춘다.
이 책의 저자는 의미 없는 일상에 예술을 채워 넣음으로써
의미를 부여하자고 했다. 예술하면 아무나 가까이 하기
어려운 분야로 생각된다.저자는 전에 미술 관련 책을 두 권
출간한 이력이 있어서인지, 책에 여러 점의 명화를 곁들였다.
단순히 그림만 소개한 게 아니다. 소개한 명화 관련한 에피소드도
곁들였다.특히 내가 놀란 것은 '모나리자의 미소' 그림의 모델이
면사포를 쓰고 있다는 대목에서다. 다시 봐도 내 눈엔 면사포가
보이질 않으니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유명 화가들이 그림 작업을 하기 전에 산책을 했다는 얘기를
들려준다.전에 읽은 책에서도 예술가와 산책은 뗄레야 뗄 수
없다고 했던 게 생각난다.
산책은 나도 오랫동안 계속해 온 습관이다. 저자는 책에서
화가 이우환의 세 가지 산책 법을 설명했다.나의 산책 법은
이우환 산책법의 두 번째가 주를 이루고 가끔은 세 번째도
등장한다. 나의 경우 등단 작가는 아니지만 글쓰기를 위한
산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서평을 쓰기 전에 ,또는 시간
여유가 있는 날은 늘 내 머릿속엔 새로운 글쓰기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니 말이다.
글쓰기를 위한 산책은 내 건강 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걷기를 꾸준히 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크다는 걸 체험했기에 말이다. 이젠 좀 더 적극적으로
글쓰기를 위한 산책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이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한 듯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내 안의 몽글 몽글한 감성 덩어리들이 살포시
기지개 켜며 깨어나는 게 느껴져서 반갑고 기쁘다.
이 가을에 변화 없는 생활에 지루함을 느끼던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