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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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우리의 앞 머리를' 이라는 제목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시적인 느낌을 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리쓰가 지은 단가의

마지막 귀절이었다.

탐정 사무소에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청년 유키. 유키의 이모부가

아침 산책을 하러 공원에 갔다가 누군가에게 목졸려 살해 당한다.

이모인 다카코는 유키에게 이모부의 살해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런 정도의 도입부는 여느 추리소설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읽어 나갔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범인은 커녕 범인 그림자도 찾기 어렵다.

책을 꽤 읽고 나서야 시후미와 리쓰 두 사람이 중학생 때 부터

단짝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오래 전의 나는 우선 살인 사건을 일으키고 얘기를 시작하는

천편일률적인 일본 작가들의 소설 작법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모든 일본소설이 꼭 그렇지는 않다고 알려 준

작가가 바로 오쿠다 히데오다. 오쿠다 히데오는 추리소설은

잘 쓰지 않았다.당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몇 권 읽고나서

일본소설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 소설의 내용은 오랜 시간에 걸쳐 계획된 범죄다.자그만치

7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한 범죄였다.나는 자꾸만 그 7년이란

시간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그렇지 않다면 십대인 중학생들이

그렇게 긴 시간에 걸친 범죄를 계획할 만큼 조숙할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실화가 아니고 소설임을 잊은건 아니다.

어떤 소설은 읽고나면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이 소설은 읽고나니

좀 슬펐다. 역시 나한테는 살인 사건이 나오는 소설은 맞지

않나보다.필력이 대단한 작가니만큼 나중에

어떤 내용의 소설을 쓸지는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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