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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별 - 슈니츨러 명작 단편선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이관우 옮김 / 작가와비평 / 2021년 8월
평점 :
제목에서 부터 가을 느낌이 난다고 하면 내가 너무 감성적인
성격인걸 들키는 기분이다.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어떤 이별'같은 제목은 가을에 더 어울린다.그런가 하면
' 어떤 만남'같은 제목은 가을보다는 봄에 더 어울릴 것같다.
굳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대보라고 하면 만남이라는
단어와 이별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 탓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봄과 가을, 두 계절의 차이 같은게 생각나서다.
가을 느낌에 어울리는 표지답게 꽤 나이들어 보이는 남자의
무척 심각한 표정의 흑백 초상화다.
'혹시 이사람이 작가 슈니츨러인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제목도
쓸쓸함을 연상 시키는데, 표지도 분위기를 제대로 잡고 있다. 제목과
표지에 걸맞게 책에 나오는 여러 편의 단편 소설들은 사랑하는 남녀의
이별이나 죽음을 다뤘다.
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나는 작가다.
오스트리아의 의사이자 소설가겸 극작가였다.슈니츨러는 작품에서
주로 성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었단다. 그리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프로이트의 영향으로 정신분석 기법을 통해 인간의 심리상태를
날카롭게 묘사했다고 한다.
슈니츨러가 살았던 시절의 연도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이다.
지금부터 대략 1 세기전에 살았던 셈인데, 그 시대에도 남편의 눈을
피해 다른 남자를 만나는 여자들이 있었다는게 신기하게 생각됐다.
물론 이 책은소설인걸 잘 안다. 그런데 소설은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니,
소설가 슈니츨러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를 썼을 것이다. 남녀의 사랑에
시대의 구분 따위는 필요없는 것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작품에 드러난
남자의 질투심도 흥미있었다.
' 예나 지금이나 남자는 본능적으로 소유욕을 갖고 있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본문에 나오는 문장중에 '죽음은 화해시킨다.'는 문장이 있다.
그렇다. 아무리 미워했던 사람도 죽으면 미워하기 보다는 대개는
그리워하게 된다.책 날개의 작가소개에 나온대로 슈니츨러는
심리묘사에 뛰어났다.특히 불안해 하고 초조해 하는 남자의 심리를
아주 잘 표현했다.모처럼 명작을 읽으며 가을 맞이를 제대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