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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 치매에 걸린 치매 전문의의 마지막 조언
하세가와 가즈오.이노쿠마 리쓰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7월
평점 :
지금까지 읽은 치매 관련 책들은 대체로 의사들이 치매 예방에 대해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읽은 책들로 인해 치매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그런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일본의 최고 치매 전문의
이면서, 치매에 걸린 저자가 쓴 책이다. 물론 저자의 치매 정도는 중증은
아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던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봐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신문사 기자와 공동으로 출간했다.
치매에 대해 의사들이 쓴 책외에 읽은, 치매 관련 책은 치매 환자의
가족이 간병의 어려움에 대해 쓴 책이다.실제 치매 환자가 쓴 책을
읽기는 처음이다. 2021년 2 월에 만 92세가 되었다는 저자는 일본에서
치매 치료의 최고 권위자였다.오래전에 저자 본인의 이름을 따서
<하세가와 치매 척도>라는, 세계 최초의 치매 진단 기준을 만들기도 했다.
저자가 치매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대목을 읽으면서
저자의 신앙이 그런 결심을 하도록 이끌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오래전에 치매 환자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치매 환자가 사는
집을 방문하였었다.당시만해도 치매라는 병에 대해 알려진게 거의
없었다. 치매 환자를 미친사람 취급하고, 헛간에 가두기도 하던 시절의
일이었다. 저자는 슬픔과 괴로움에 힘들어하는 그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단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치매 환지를 인격적으로 대해 줄 것을 여러 번 강조하였다.
치매 환자가 치매에 걸리기 전과 똑같이 대해 주는게 환자에게 굉장히 좋고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저자는 본인도 치매환자 이기에 치매 환자의 심정을
솔직하게 알려 준 것인데 나는 바로 이런 점이 이 책만의 특징이며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지금부터 무얼해야 하는지 알수 없을 때 굉장히 불안하다.>
면서 치매 환자는 바로 그런 불안한 상태라고 했다.저자는
'치매의 본질은 일상생활의 장애'라고 하였다.누군가 도와주면
치매 환자라도 많은 일을 할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치매 환자를
무시하고 얕보기도 하면서 마치 인격이 없어진 양 취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이 치매 환자에게 굉장히 상처가 되고 부당한 일이라고
했다. 사실 치매가 아닌 사람들도 실수는 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책의 여러군데서 치매환자에게, 치매에 걸리기 전과 똑같이 대해
주라는걸 읽으면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책을 통해 부탁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 말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평생(50년)을
치매 환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저자의 치매환자들을 위한
마지막 부탁이자 더없이 큰 사랑으로 느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