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초등학생을 위한 과학책이다. 올컬러이고 아주 정성스레
만들어진 책이다.화사한 색감의 그림책인데, 딱딱한 책들을 읽다
지친 내겐 안성맞춤이었다.예전에 학교에서 진화에 대해 배운 것 중
얼마나 머릿속에 남아 있을까 궁금했었다.다 잊은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호기심이 충족됨을 느끼며 흐뭇했다.
지구의 생명체가 어디서 어떻게 생성됐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그래서 성서에서는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하는가 보다. 물론 창조론에 맞서는 진화론이 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게 맞다.만약 지구에 물이 없었다면 생명체가 생겨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진화에 대해 얘기하자면 거의 빠지지 않는 얘기가 인류의 조상은
원숭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이 책에도 사람이 원숭이에서 진화했다면 왜 아직도 원숭이가 있냐는 얘기가 나왔다.인간은 원숭이 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지막 공통 조상이 살았던 이후로 원숭이와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온 것뿐이라고 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생물의 진화도 예사로 들리지 않았다.따뜻해진 세상에선 추위를 피해 북쪽으로 더 이동하는 경우만 있는게 아니다.말라리아 같은 열병을 옮기는 모기도 아프리카에서 예전에는 살 수 없었던 유럽 일부로 올라가고 있단다. 우리나라의 사과 재배지가 경북지역에서 강원도로 북상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됐다.어디 사과 뿐인가. 열대과일인 바나나가 우리나라에서도 생산된다니 말이다.
멸종된 동물을 되살리는게 과연 좋은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은 이 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내용으로 생각된다. 멸종된 종들을 되살리는 것은 현실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했다.
요즘 프라스틱 사용문제로 예민해져있기 때문일까? '지구별 적응 이야기'에 나온 <플라스틱을 먹는 나방 >이야기는 놀랍고 신기한 한편으로 측은한 생각마저 들었다.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진화의 원칙이라면, 생명이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플라스틱 쯤이야 먹어치우는 적응력이라니.
책 한권에서 다루기엔 지구에 생명체가 생기고, 그 생명체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그때 환경에 적응한 이야기는 너무 광범위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수준이 높고 꼼꼼해서 놀라웠다. 질 좋은 종이에 화사한 색감의 그림들이 책장을 넘기는 재미를 더 해줬다.광범위 하기도 할뿐더러,어럽다면 어려운 내용이기에 그림은 일부러 화사한 색으로 그렸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지만 성인인 내가 읽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이 책의 다음 시리즈는 <우주가 뭐예요?> 라는데 그 책도 기대된다.좋은 내용을 정성스레 책으로 펴낸 저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