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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미술관 HAPPINESS ㅣ 내 곁에 미술관
샤나 고잔스키 지음, 슬기 (Red Velvet)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그동안 벼르던 공부를 오래는 꼭 해보려던 내 계획도 코로나가 훼방을
놓는 바람에 없던 일이 되었다.어디 그뿐인가. 작년부터 다시 시작한 성당의
기도봉사 모임도 집에서 기도만하고 있다. 조만간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성당의 미사도 중단될 것이다.이런 시기에 미술관 나들이는
누가 들어도 사치스런 얘기일게다.
작년까지 일년에 두세번 미술관 나들이는 나의 크나큰 기쁨이었다.
날마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신경쓰고 챙기지 않으면 전시회 소식은
먼나라 얘기가 되기 일쑤다.그랬던 미술관 나들이를 요즘은 미술관이
문을 열지 않아서도 갈 수 없다.올해 들어 여러번 했던 혼잣말이 또 나온다.
'살다보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냐구...'
미술관에 갈 수 없어 속상한 내게 집으로 미술관이 찾아왔다.
미술관의 이름은 < 내 곁에 미술관> 이다.
도톰한 재질이라 우유나 물따위를 좀 흘려도,닦아내면 괜찮을 것같다.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는 말이 맞다는 걸,다시 한번
깨닫는 중이다.
32 명 화가의 그림이 실려있는 책인데, 그림에 대한 설명은
딱 한가지다. 어떤화가의, 어떤 제목의 그림이라는 것.
이런저런 설명이 없기에 정말로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와 같다.
나는 아무런 설명이 없는게 참 마음에 들었다. 내 나름의 상상을 펼치며
감상하면 되니까.
이 책은 영국에서 출간한 책의 한국어판 이다. 재질이 도톰해서
여간해선 망가지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집에두고 그때그때 꺼내
보기에 딱이다. <미술관에 가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출간한 책 >
이라는 생각에, 책장을 넘기며 아주 행복했다.
남향집이라 이 시간이면 방안 깊숙이 햇살이 들어온다.
밝은 햇살을 따라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내곁에 미술관에서의 자그마한 감동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