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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a love letter to my city, my soul, my base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작가는 표지에서 이 책에 언급된 장소는 자신을 만든 공간들이고,자신이
좋아하는공간이라고 했다. 작가는 모두 여섯 파트로 나누어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을 소개했다. 유년시절, 청년시절,내겐 너무 특별한 도시의 요소들,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혼자있기 좋은 도시의 시공간,일하는 도시의 시공간 등이다.
유년시절의 공간에서는 작가가 아주 어린시절, 기어 다니던 시절의 흑백사진이
맨 처음 실려있다.그다음장에 나오는 형이 태워주는 세발자전거에 타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아기의 표정이 참 똘망똘망 하다. 어린이 대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구의동)에
살았는데, 어린이날에도 아빠를 따라 아차산 등산을 하느라 어린이 대공원을 산위에서
바라보기만 했단다.아빠를 야속해 하면서.
청년시절의 공간에는 보스턴을 비롯하여 유학 생활 동안 거친 공간들이 소개됐다.
그중에는 자주 가던 중국 음식점도 있고, 다섯명이 하나의 화장실을 사용하던
기숙사방 얘기도 있다. 저자의 옥탑방 예찬이나 빵집에 가서 빵냄새를 맡으면
행복하다는 얘기에서 작가의 풍부한 감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갈 여건이 안되면 부산 감천마을을 가면 된다는 작가.스위스를
갈 여건이 안되면 산정호수를 가면 된다는 작가. 한강시민공원 예찬론자인 작가.
그의 말을 들어보면 새벽 한시까지 안전하게 물가에서 싸게 맥주를 마시며 쉴 수
있는데 세계에 이런 공원이 없단다.인왕상 수성동 계곡을 서울속에 숨어있는 설악산
국립공원이라는 작가는 대학 캠퍼스를 탐방해 보는 것도 도시를 즐기는 괜찮은
방법이란다.
이사갈 집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집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멀티플렉스극장이 있느냐 란다. 이건 생각치 못한 반전이다. 앞부분 유년시절의
얘기를 들려줄 때 만해도 산골 소년 같던 작가가 갑자기 도시남으로 변한 느낌이다.난
그동안 도서관이 집에서 가까운데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의 말을 듣고보니
작가가 생각하는 요소가 재테크 차원에서는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무실 내 자리와 SNS' 라는 제목의 글에 나오는 내용이 재미있다.SNS공간을
치장하기 위해서 해외여행 가서 비싼 풀빌라에서 묵고 사진을 찍어서 올린다는 얘기.
해변을 배경으로 누워 지적으로 보이는 책을 펼치고..... 글쎄. 나처럼 주구장창 책이나
읽고 나름의 서평을 올리는 블로거 로서는 빙긋이 웃어 넘길 뿐이다.사실 나도 책외에
다른 얘기를 올리던 적도 있다. 그런데 계속하려니 보통 일이 아니다.그래서 난 일찍부터
파워블로거를 존경하기로 했다.
이 책은 책의 맺음말 부분이 제일 마음에 와 닿았다. 여기에 옮기며 글을 맺는다.
< 인생을 살면서 모든순간이 아름다울 순 없다. 순간순간이 아주 가끔 아름다울
뿐이다.우린 그순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삶이 모두 대낯처럼
밝을 수 없고 약간의 별빛만 있다면 우리는 그 별빛들로 별자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우리가 듣는 별자리 얘기는 먼 옛날 배를 타고 정처없이
바다를 떠돌았던 뱃사람이나 들판에서 양을 치던 사람들이 홀로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
낸 이야기다. 우리 삶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희미하지만 검은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고, 잇고,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을 들여야 한다. p400~ p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