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재미있는 일 10가지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외국 수녀님인데, 옮긴이는 공경희씨다. 오랫동안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 중의
하나가 외국 서적의 경우는 저자 이상으로 번역자가 중요하다. 공경희씨야
믿고 보는 번역자 중의 한사람이니 어쩌면 저자보다는 번역자를 믿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수녀님이 생각하는 재미있는 일이란 어떤 것일지
궁금해 하며 책장을 넘겼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원래 이글은 1987년 인디애나주 노트르담에 있는
세인트메리 대학에서 강연한 원고라고 했다.당시 그 학교의 학생처장이었던
저자는 청탁을 사양하려다가 일단 목록이나 한번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단다.
저자는 독자들도 목록을 만들어 보기를 권하였다. 그 경험 자체가 이 책을
읽는 것보다 수천 배 더 가치있을 것 이라면서 말이다.
소제목중에는 '통찰력을 키워라'와 같은 제목도 있는데 통찰력이 있으면
사는게 더 재미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통찰력이 없으면 뭐가 뭔지
모르고 살다가 결국엔 점점 바보처럼 멍청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통찰력을
통해 가장 멋진 나를 발견하는게 중요한데, 그렇지 못하면 남들이 살라는대로
살다가 한심한 인생으로 전락하고 때로는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하고 만단다.
'도망칠 곳을 만들어라' 에서는 더 이상 안되겠다 싶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최대한 빨리 도망치자고 했다.살면서 멋진 도피처를 찾아내어 정성껏 가꾸어야
한다고 했다. 저자의 도피처는 독서와 글쓰기란다. 내 경우에도 독서가 가장
확실한 도피처다. 특히 요즘같은 동절기엔 더 그렇다.올해부터는 글쓰기도
특별히 추가하려고 하는데 잘 될런지는 모르겠다.
사람에 따라서는 원에, 페인트 칠, 연기, 집안일,요리, 건축 등이 도피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시간 죽이기, 빈둥대기, 아무 일도 하지 않기는 가장
효과적인 현실 도피 방법이라고 했다. 여기에 잠과 피정(가톨릭에서 칩거
하면서 기도하는 일), 운동을 더 추가했다.
현실도피의 어감이 좀 그렇긴 한데 살면서 나름의 도피처가 있으면 그만큼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육체적으로도 바람직 할 것이다.나는
벌써부터 잠과 운동에 신경쓰고 있으니 내 도피처는 충분하다고 해도 될까.
잠과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결국 재미있게 살기는
건강하지 않으면,희망사항으로 끝나는 얘기일 뿐이다.
책의 중간 쯤에서 저자는 '재미있는 사람을 찾는 네가지 방법'을 풀어냈다.
1. 다양한 그룹의 친구 만들기
2.내게 흥미를 주는 일찾기
3.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기
4.신중하게 편들기 였다
'한동안 혼자 살아라'라는 소제목에서 혼자 살기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풀어냈다.
이건 세계적으로 1 인가구가 늘어나기에 적절한 내용으로 생각됐다.
혼자 살게 되면 얻는 평온과 고요는 가장 근사한 선물이라고 했다.혼자 있을
때의 멋진 고독 덕분에, 그 삶에 신과 뮤즈가 거림낌 없이 접근한다고 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저자가 수녀님이라 영적건강에 대해 간접적으로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는 상황을 감당할 비법을 찾는게 혼자 살기의 최대
난관이란다. 내게는 이문장이 수녀 생활도 만만치 않다는 말로 들렸다.한편
혼자 살면서 늘 허전하다면 사람들과 어울려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야
한단다. 타인을 돕는 봉사활동은 확실한 치유법이 된다고도 했다.
< '최고의 나' 목록만들기>,통찰력 키우기, 도피처 만들기만 실천해도 이책을
읽은 효과는 충분할 것이다.저자가 수녀님이다 보니 약간은 종교냄새가 난다.
그런데 요즘처럼 물질 만능 시대엔 오히려 영적 건강을 위해서도 이런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서점에 널린 여러 종류의 자기계발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책이다. 영적 건강을 생각하는 분들께 우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