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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골족 : 백석 시전집 ㅣ 한국문학을 권하다 31
백석 지음, 김성대 추천 / 애플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아마도 요즘처럼 춥지
않았을까.평안북도의 겨울 밤은 남한의 겨울보다 얼마나
혹독하게 추웠을까. 그
추운 겨울밤에 시인 백석은 토속어와 사투리가 섞인 시를
썼겠지 하고 상상해
본다.사진으로 보는 백석 시인은 아주 미남이다. 눈매도
그윽하여 지성미를
풍긴다. 외모도 잘 생겼고 일본유학까지 했건만 암울한 시대에
태어난 시인은 마음
편히 시를 쓰기가 어려웠나 보다.
사투리가 많이 섞인
백석 시인의 시는 나름 토속적인 맛이 느껴진다.고향인
평안도 사투리만 시에
쓴 건 아니다. 경기도나 경상도 사투리도 나온다.
여러 편의 시를
읽다보니 <그의 시는 냄새가 난다. 냄새와 맛이 술렁거린다.>는
표지에 나온 문장이
떠올랐다. 시인이 처음 시를 쓴 것은 일제시대이니 지금과
비교하면 우리네 생활이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는가. 그럼에도 토속어와 사투리가
주는 정겨움이 시를 더
한층 맛깔스럽게 만들고 있음에랴.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3부까지는 분단 이전에 쓴 시고 4부와 5부는
분단 이후 에 쓴
시다. 분단이전에도 만주까지 가서 창씨개명의 압박을 받으며
나라없는 설움을 당한 백석.자신의 고향에 살고 있었을 뿐 월북한게 아님에도
부당하게 취급당한 백석이다.
나는 공산주의 차하에 산다는 것에 대해 잘 모르니 분단
이후에 쓰인 백석의
시를 뭐라고 평하긴 어렵다.하지만 백석같은 지성인이
공산주의 치하에서
얼마나 시달림을 당했을까는 한참 생각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있다.
시인 백석의 시가 모두
이 한권의 시집에 실려 있다고 보면 된단다.
내 생각에 백석의
시중에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백석을 생각하면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여기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의 시작 부분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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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쟈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쟈
- 이하
생략
- 출출이 :
뱁새
- 마가리: 오막살이의
평안북도, 함경남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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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추운 겨울
밤에 백석의 시를 읽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창작과 표현이 자유로운
시대인데 ,왜 그 암울했던 시대만큼 가슴을 울리는
시가 없을까. 그
시절보다 더 따뜻하고 더 배부르기 때문에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