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렁이 구조대>비가 그친 다음 날 아침, 보도블록 위에서 바짝 말라가거나 밟힐까 아슬아슬하게 요동치는 지렁이를 본 적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징그럽다'며 슬쩍 피하거나,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쳤던 일상 속 익숙한 풍경이다. 우리 모두가 매번 무심코 지나쳤던 바로 그 길 위의 순간에서 시작된다.비 온 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지렁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직접 손을 내민 어린이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렁이를 징그럽다고 멀리하는 대신, 아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지렁이 구조대'를 결성한다. 나뭇가지나 종이 집게를 들고 길가를 누비며 말라가는 지렁이를 흙 속으로 옮겨주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은, '나도 저런 적 있는데' 하며 지나쳤던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징그러운 벌레로만 보이던 지렁이가 사실은 흙을 숨 쉬게 하고 생태계를 살리는 '위대한 일꾼'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거창한 환경 보호 구호보다 아이들의 작은 실천 하나가 발밑의 생명을 살리는 가장 다정한 힘임을 보여주는 것이다.아이들에게는 생명 존중과 공감을, 어른들에게는 무심했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다정한 책이다.*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아이가 느끼는 외로움과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짚어주는 동화이다.주인공인 열한 살 소녀 안나는 늘 일하느라 자신에게 신경 써주지 못하는 부모님 때문에 서운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던 중 수업 시간에 얼김에 엉뚱한 거짓말을 내뱉게 되고, 집 맞은편 텐트에 살던 노숙자 '이스마엘'을 가짜 아빠로 내세우며 상상도 못 한 소동을 벌이게 된다. 아이 특유의 순수한 기지와 엉뚱한 설정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안나의 엉뚱한 소동 뒤에 숨겨진 '관심과 소통'에 대한 갈망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한다. 유쾌한 웃음 속에 따뜻한 감동과 가족 간의 유대를 담아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 좋은 작품이다.*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케이팝 아이돌 지구에 도착했습니다>만약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돌이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라면?이런 엉뚱한 상상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처음에는 단순히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무대에 섰던 외계인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팬들과 소통하면서 점점 지구의 음악과 사람 사이의 진심, 그리고 '팬심'의 따뜻한 힘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특히 책 속에 들어있는 QR코드를 찍어 작중 아이돌 그룹 '아미고(AMIGO)'의 노래 〈Always〉를 직접 들어보았는데, 실제 K-POP 노래처럼 퀄리티가 정말 좋아서 놀라웠다. 귀로는 경쾌하고 신나는 노래를 듣고 눈으로는 동화를 읽으니, 마치 내가 진짜 콘서트 현장에 와 있거나 아미고의 팬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단순히 재미있는 SF 동화를 넘어, 우정과 진심은 언어나 출신, 심지어 지구와 외계라는 거리를 넘어 서로를 연결해 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덕질 용어를 진지하게 해석하는 소소한 개그부터 벅차오르는 콘서트 무대까지, K-POP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이 책은 1990년대 개발이 한창이던 서울 아파트 단지에 살던초등학생 민선이의 이야기이다.소설 속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세상만큼이나 비정하고 치열하다. 묘하게 편을 가르고, 누군가를 은근히 따돌리며 무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치를 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문득 나의 어릴 적을 보았다. 친구들 사이의 미묘한 기류에 안절부절못했던 순간들, 내가 그 편가르기의 안쪽에 있는지 바깥쪽에 있는지 몰라 불안해했던 기억들이 소설 위로 겹쳐졌다.어디 그뿐일까. 집이라는 가장 안전해야 할 울타리 안에서도 서운함은 피어난다. 다른 형제를 좀 더 챙겨주는 듯한 부모님의 시선을 느꼈을 때, 어린 마음 깊은 곳에 조용히 가라앉았던 쓸쓸함 같은 것들 말이다.아이들이 던져버린 수많은 구두의 주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민선이의 서운함과 아이들 사이의 묘한 기싸움은 어떻게 풀어지는지 끝내 말해주지 않은 채 이야기가 끝난다.처음엔 풀어야 할 이야기들을 내팽팽쳐 둔 것 같아 아쉬웠다. 어른이되어 돌아보는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해결된다기보단 그냥 잊혀지거나 묻힌 채 지나가버렸다.이 해결되지 않은 결말이야말로 수영장의 락스냄새처럼 어린시절의 미묘한 잔향을 나타낸 결말이 아닌가 싶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