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춘덕이
유춘덕 지음 / 프롬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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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의 저자 이름은 춘덕이다. 여성의 이름치곤 어렸을 때 꽤나 놀림을 받았을 것 같은 이름이다. 이름만 먼저 듣고 어떤 외모일까 상상하기에는 저자 또한 왠지 억울함이 많았을 듯한 이름. 어렸을 때는 불리지 않았음 했던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부모님이 자신의 이름에 넣어주었던 봄 춘 처럼 꽃 피는 봄날이 오리라 믿으며 조물주가 내 인생을 조물조물 무쳐서 금가루를 뿌려준 이름이라고 표현한다. 참 맛깔스럽지 않은가.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맛깔스러운 표현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글자 그대로만 보더라도 음성이 들릴 듯한 저자의 어머니 이야기가 이 책의 절반 이상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춘덕이란 이름을 얻게 된 사연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어디에서도 보기힘들고 이렇게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을 법한 그 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표현되는 엄마의 존재는 유쾌하고 단단해보이면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겨있음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 특히 엄마란 존재는 누구에게나 그런 것 같다. 나는 아들임에도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되고 아이를 낳고 본인도 엄마가 되면 더욱 애틋해진다는 딸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엄마는'살아 있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했다.


엄마가 있을 때는 그 존재의 소중함을 모른다. 엄마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는, 우리가 언젠가 그 빈자리를 느낄 때 더 크게 와닿을 것이다. 하물며 저자의 어머니는 사고로 남편을 일찍 먼저 보내고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며 사셨다. 그래서 더 무거웠을 삶의 무게와 그리움에 사무쳐서 마음껏 그리워하지 못했던 그 마음이 더욱 안타까웠다. 저자는 그런 엄마의 마음, 엄마의 봄을 이 책을 통해 꺼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구수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듯한 말 속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 엄마의 말은 엄마의 말대로, 저자는 그런 엄마를 자신만의 언어로 다시 표현하고 있어 유쾌하게 읽다가도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사는게 별게 없다는 생각,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 다른걸 쫓느라 소중한 걸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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