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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보여주고 있어 실제 역사적 사건의 배경과 흐름을 엿볼 수있다.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던 이 시리즈는 사건이 시작되면서 긴박한 전개로 이어지지만 독자로 하여금 함께 추리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히 주고있다. 누군가를 응시하는 듯한 표지의 눈 사진은 수도원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전적으로 수사관의 이미지에 걸맞는 캐드펠 수사의 시선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책은 각 권마다 새로운 사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군 전쟁을 치르고 수도원에 들어가 몸을 담고 있지만 사실은 수도원 생활은 캐드펠 수사, 그와 어울리지 않는듯 보인다. 그런 그가 이 곳에서의 생활이 가능한 이유는 이렇게 불현듯 다가오는 사건 사고들 때문일 것이다. 감정적이지 않고, 타인에 대한 이해보다 객관적인 시선과 자신만의 감이 탁월한 캐드펠 수사가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가는지와 함께 관련된 주변인들의 모습이나 행동 등을 통해 보여주는 심리적 변화의 묘사에 주목하면 더욱 사건에 빠져들게 된다.
쇼네드의 아버지인 리시아트의 죽음으로 사건은 시작된다. 이 죽음이 석연치 않은 건 위니프리드 성녀의 유골을 마을로 가져오려는 수도원 사람들에 반대의견을 낸 것이 바로 마을의 지도자이자 쇼네드의 아버지인 리시아트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리시아트의 죽음의 원인이 된 화살은 쇼네드와 서로 사랑하는 엥겔라드의 것이다. 엥겔라드와 쇼네드는 인정받지 못한 사이이다. 그래서 엥겔라드를 범인으로 몰아 리시아트를 죽인것일까.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여겨서? 매우 날카로운 날이 먼저 들어가 구멍을 내고 여기에 엥켈라드의 화살을 넣었다. 리시아트의 죽음으로 인해 원하는 방향을 이룰 사람은 누굴까? 부수도원장을 비롯한 수도원이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수도원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본다면 더욱이 수도원의 영광과 개인의 업적을 위해 성녀의 유골을 탐한다는 사실 자체가 참 우스운 일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기심이 어떠한 상황이나 속함에도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범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 후 이 책을 오히려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초반에 나왔던 미사 중 일어났던 혼란스런 사건을 비롯해 곳곳에서 복선을 찾을 수 있고 살인을 저지른 진짜 범인의 성격을 다시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개인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