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오디세이 - 돈과 인간 그리고 은행의 역사, 개정판
차현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돈, 인간, 은행의 역사를 오디세이의 대서사시를 연상케하는 듯 그려낸 책이다. 책 구성 역시 돈, 은행, 인간 세 파트로 크게 구성되어 주제별로 역사적 사건과 함께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나라에 비교하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 과거 역사적 사건들과 현재의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번째 주제인 돈이 과연 무엇일까? 라는 주제로 시작하는데, 과거 베니스상인의 주무대인 베니스에서 현재 미국금융의 모습까지 살펴보면서 금융기관과 금융업에 대한 이해의 배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작품인 <돔비부자>에서 아들 폴이 묻는 "돈이 도대체 무엇일까? 돈이 무얼하는 거죠?" 라는 질문 속에서 우리는 바로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물질로서의 돈과 사회제도로서의 돈, 사유재로서의 돈과 공공재로서의 돈.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을 모두 가지고 있는 돈의 속성은 돈이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수수께끼의 시작이다.

과거 일렉트럼이라고 불려온 주화의 시작부터 금과 은은 주화 주재료로 활용되는데 '디베이스먼트'라고 하는 돈의 가치를 낮추는 행위는 과거 많은 나라에서 행해져 왔다. 특히 서양역사에서 디베이스먼트로 악명 높았던 영국의 헨리8세때 토머스 그레셤은 그 유명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우리가 현재 쓰는 돈의 이름에 관한 역사 부분이었는데, 중국 위안, 달러, 프랑, 마르크 등 다양한 돈의 이름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원은 역사적으로 굴욕적인 이름이다. 원래 환이라는 공식 명칭이 있었지만 이 무렵 일본이 한자 원과 Yen이 함께 기재된 국적 불명의 불법 화폐를 고의로 유통했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본 제일은행이 뿌린 이 돈 때문에 우리 돈이 원이라는 착각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나라사람들은 화폐의 도안에는 아주 관심이 많지만 정작 역사의식과 국가관이 없다고 꼬집고 있다. 화폐의 이름에 관해서는 기가 막힐정도로 불감증을 보인다. 나 역시 원의 유래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원의 슬픈 유래를 많은 이들이 알았다면 지금처럼 굳어져서 쓰는 일은 없었을텐데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버블과 붕괴에 관한 역사에 대해서도 그 배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투기 광풍의 시작이었던 네덜란드 튤립 투기부터 존 로가 시작한 프랑스 서인도회사의 주식 광풍, 영국 경제를 뒤흔든 남해버블 등 굵직한 사건들의 배경과 시작을 잘 보여주고 있고, 또한 금융의 제왕이었던 JP모건의 등장을 비롯한 은행가들의 기원도 잘 이해할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가 밝혔듯이 한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의 금융사들을 굵직한 사건과 인물들을 통해 읽어내려가다 보면 현재 가상화폐의 등장과 핀테크로 인한 전통 은행의 정체성과 미래 등을 고민하는 데 많은 힌트가 될 것같다. 점점 살면서 금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러한 과거사들을 잘 공부해둔다면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금융의 모습을 그려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었으며, 서평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