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세상 물속 세상 - 앞뒤로 보는 책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 다니엘 미지알렌스키, 김명남 / 길벗어린이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 엄마, 이 책 이상해. 앞이 어딘지 모르겠어.
- 네 마음대로 시작해봐,
- 나는 빨강.

거대한 그림책인줄 알았더니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단순한 어린이용 그림책 이상이다.
학창시절 수업 시간에 배웠던 고전같은(?) 지식부터
사이언스 코믹스(그래픽노블)에서 보았던
최신의 과학 지식까지
없는 것이 없다.

특히,
땅속과 물속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세부설명이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사진보다 특징이 잘 드러난 그림을 통해
아이들이 이해하기 수월하게 표현한 것도 특징적이다.

보이지 않아서 궁금하고,
보이지만 알 수 없었던
땅속과 물속의 세상이
단순하지만 가볍지 않게
새롭지만 어렵지 않게 그려져 있다.

땅속부터 시작해서 물속까지 가 볼까?
물속부터 시작해서 땅속까지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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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신기하고 이상한 것이 참 좋아!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3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야마무라 코지 그림, 고향옥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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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을 배워 간다는 건,
자기만의 비밀을 하나씩 잃어가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엄마 뱃 속에서 나와
혼자 힘으로 숨을 쉬고, 움직이며
세상에 익숙해진다는 건,
호기심을 잃어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제는 너무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린 것들.
지레짐작으로 혼자 판단하고 묻지 않게 되어버린,
나에 대한 반성이 있는 책이었다.

풍선껌에 조그맣게 들어있던 만화책을 보며 킥킥댔고,
때로는 풍선껌이 아니라 만화책을 사기 위해 풍선껌을 사기도 했다.
차르르 넘기면 움직이는 그림이 신기해
오빠를 따라 그려보기도 했다.

쉬는 날이면
검정색종이와 돋보기를 들고 마당에 나가
햇빛을 모아 태우기도 했다.

과학주머니에서 처음 본
감광지를 가져다
햇볕에서 그늘에서 물건을 올려두고 기다리기도 했다.

대중목욕탕에서 몸을 불리고 나오면
쪼글쪼글해진 손가락과 발가락이 신기했다.
다시 돌아오는 건 신비롭기까지 했다.

왜 그런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그걸로 충분했던 때였다.

그런데
그 시간을 잊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씁쓸하다.

한창 논문을 쓰고 있다.
거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서툴고, 어렵다.
늘상 쓰던 글과는 차원이 다르고
한 줄을 쓸 때에도 어떤 단어를 써야 할 지 고민을 한다.
새로운 세계란 그런 것일까?
이 또한 익숙해진다면,
서툴러서 궁금하고,
궁금해서 찾게되는
그런 일은 없어지게 되는걸까?

엄마가 그랬다.
배울 수 있을 때 배우는 거라고,
우리는 평생 배울 수 있다고.

배움이 있다면
씁쓸해 할 필요도
아쉬워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신기하고 이상한 것이 좋았던 아이들은
저마다의 답을 찾아 갈 것이다.
지금, 신기하고 이상해서 기뻤던 순간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왜 그러한지는 다음 문제일 지도 모른다.

끊임 없이 궁금한 것,
끝없이 찾아가는 것.

그게 길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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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길 - 내가 고르고 만드는 3억 개의 이야기
마달레나 마토소 지음, 김수연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이 들어오자마자 아들이
"와, 엄마 재미있겠다!" 한다.
EBS 에서 보던 탐정수사 만화 '너티너츠'와 비슷한 류의 그림 때문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엄마, 나 이거 어떻게 하는 지 알겠어.
 먼저 여기 물음표에 들어갈 걸 고르래. 게임 책인가봐."
찬찬히 보니
아들입장에서는 게임과 같겠다.

등장 인물, 물건, 사건을 고를 수 있는데
갈림길이 등장하면
선택을 해야 한다.
달팽이가 묻는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보다 풍성한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 방식이다.

아들(7)은 치타를 골랐는데,
딸(5)은 역시,  공주를 골랐다.
이야기 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대개 경험한 일들이 바탕이었다.
TV에서 봤던 것들,
책에서 읽었던 것들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고
유치원에서,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구성한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새 아들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주요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학생 독서, 책 쓰기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매번 깨닫는 것이지만
글에는 그 사람이 담겨 있다.
엄마가 우울증이어서 히스테릭한 반응을 주로 받는 아이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을 환타지 동화로 쓰기도 했고,
착하고 모범생 이미지가 강한 여자 아이는
욕 대백과 사전에 접속한 듯한 남자 아이에 대한 동화를 통해
본인의 욕구를 대방출하기도 했다.
어리버리 하고, 4차원인줄로만 알았던 남자 아이는
그 안에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고,
스스로 왕따임을 자처한 녀석은
친구를 만드는 이야기를 썼다.

'이야기 길'도
상황에 따라
시간에 따라
사람에 따라
변모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이야기의 구조와 흐름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도!
책 쓰기의 훌륭한 기본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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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달려갈게! ㅣ 김영진 그림책 7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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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신랑이 그랬다.
"둘이 한 몸이었잖아. 나보다 엄마 찾는 게 당연하지 뭐."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고,
가끔은 툴툴거리기도 했다.

그래, 우리
한 몸이었지.

엄마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10개월을 보내고 나서
세상으로 나온 아이는
스스로의 폐로 숨을 쉬었다.
꿈처럼 언제 큰 줄 모르게 커버린 두 아이를 보면
낳아 놓으면 알아서 큰다는 어른들의 말을 실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에 다니며 아이 둘을 키우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기도 했다.

'엄마가 달려갈게!'를 읽는 많은 엄마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김영진 작가의 책은 현실적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하다.
본인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면서
많은 아이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
자기 주변의 사람을 위하는 책이면서
많은 사람을 위로하는 책이다.

내가 보살펴 주어야 했던 아이가 자라서 엄마가 되고,
그 엄마가 다시 나를 다독여 주는 시간이 오면
이 책이 다시 읽히게 될 것이다.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영화와 명작을 찾는 재미도 솔솔하다.
물론, 행물과 코끼리 친구들을 찾는 것도 놓치면 섭섭하다.

아빠가 아들에게 달려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엄마가 딸에게 달려갈 것이다.
나는 딸의 엄마니까
그리고 가는 엄마의 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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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호랑이
권정생 지음,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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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어리석은 호랑이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번에는
착한 호랑이 이야기나 따뜻한 호랑이 이야기였으면 했다.
금강산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먹는 호환이었지만,
못된 호랑이는 아니었다.
유복이에게 있어 원수였지만
유복이를 자라게 해 준 원동력이기도 했다.
아버지를 잡아먹었고,
유복이와
아가씨를 잡아먹었지만
유복이 삶의 도전이 된 금강산 호랑이가 밉지만은 않은 까닭도
여기에 있으리라.


-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 부자가 되고 싶어요.


삶에 유목적성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단 요즘 아이들에게 묻지 않더라도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며 사는 소년의 삶은
갈 수록 어려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꿈만으로는 세상을 가질 수 없는 사회
시험 성적과 숫자로 평가 받는 사회
갈 수록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소년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고 시작했지만
유복이의 삶은 더 이상 복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여러 도전들을 감내하고, 거쳐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한다.

마침내
유복이는 호랑이를 만나지만
제대로 겨루어 보지도 못하고 먹히고 만다.
그러나 그로 인해 아가씨를 만나게 되었고,
호랑이를 죽이게 된다.
금강산 호랑이는 부러 유복이를 이곳으로 부른 것이 아니었을까?
아버지와 색시감이 있는 곳,
무엇보다도 유복이를 성장하게 한 곳으로.

장면 장면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정승각의 그림도
금강산 호랑이의 깊이를 더한다.

오래된 옛이야기를 읽은 듯하지만
내일의 이야기를 들은 듯도 하다.

우리 각자에게도 금강산 호랑이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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