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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학년 담임이 된다면 - 1학년 수업살이
박진환 지음 / 에듀니티 / 2020년 2월
평점 :
길지 않은 교육경력이지만, 아직 나도 1,2학년은 담임을 해본 적이 없다.
교대에서도 국어교육과(2반)였으니 저학년에 배정된 교육실습을 했을 법도 한데,
강진 칠량으로 농어촌 오지실습을 갔을 때 일주일 동안 만난 2학년 꼬꼬마들이
내 교직 전체의 유일한 저학년이었다.
그리고 내 삶에서 만난 초등학생 두 마리 토끼.
올해 10살 되는 아들과 8살이 되는 딸.
이제 3학년이 되는 아들이 분명 1,2학년 시기를 겪었을 것이므로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다.
사실 아들은 1,2학년을 나랑 함께 다니지 않았다. ^^;
그러다 보니 집에서 아들로 만나는 삶이 전부였고,
학교에서 어떻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수업을 했는지는 아들이 말해주는대로
(온전히 아들의 입장에서 ㅠ) 듣기만 했기 때문에 나는 1,2학년의 학교 생활을
여느 학부모나 다름 없이 짐작만 할 뿐
알 수 없었다.
지난 가을 이사와 겨울 인사 이동.
나는 아이 둘을 데리고 집 근처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코로나 19때문에 입학식을 못한 딸아이와
전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들이
하루 종일 나와 함께 있으면서
'저 녀석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을 했다.
둘만 있어도 저렇게 의사타진이 안되는데 저런 녀석들을.. 한 공간에
물론, 집에서는 이쁜 토끼이지만, 그 토끼가 스무 마리 넘게 모여있다면..ㅠ 어떨까.
어디선가에서 읽었던
극한직업 - 1학년 담임교사 편
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1학년은 어떤 세계일까?
나도 언젠가 1학년과 한해를 살아내야 할텐데
어떻게 해야할까?
어쩌면 이건 나같은 학부모 교사 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들의 공통적인 막연함과 걱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1학년 담임이 된다면'은
약 3년에 걸친 박진환 선생님의 1학년 일지이다.
일지라고 하기보다 일기에 가깝지만,
치밀하고 세밀하다.
크게 3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국어 이야기, 수학이야기, 통합교과 이야기
국어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읽어주는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나도 집에서 항상 잠들기 전에 아이 둘에게 이야기 책을 읽어주곤 한다.
어느 날은 학교 다녀와서 6시간 넘게 수업을 하고
목이 터져라 생활지도를 하고
퇴근 시간이 지나도록 회의를 하고 나면
입에서 그야말로 단내가 날 때도 있다.
그런 날 밤에 아이 둘이 책을 읽어달라고 가져오면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나는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도 알고 있다.
그런 일을 선생님이 교실에서 해준다면 많은 아이들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행복할까?
나도 저학년을 맡으면 꼭 이야기를 읽어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수학이야기에서는 조성실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는 하지만
수의 개념을 바로 잡아주고
아이들이 체험하고 실천하는 수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았다.
그를 위해 선생님이 얼마나 수고를 감당하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었지만
동시에 아이들이 참 축복받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 사람이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도 쉽지 않은데
저자는 슈퍼티쳐인 것 같았다. ㅠ
(저자처럼 되고 싶은 교사이면서
저자와 같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에게 아이를 맡기고 싶은 학부모인 1인..)
통합교과에서도 선생님의 수고와 아이들을 위한 열정은 돋보인다.
치자와 소목, 쪽을 가져다 아이들과 색을 입히고,
교실에 널고, 나누는 모습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이 책의 장점은 선생님의 에세이에 그치지 않고
선생님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1학년이 된다면 tip 을 음영으로 제시해 전문적 도움을 요약해 두었고,
-책 말미에 참고했던 다양한 책목록을 실어두었다.
올컬러로 사진이 제시되어 아이들의 반응과 학습 과정, 결과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1학년이 아니라 저학년,
저학년이 아니라 초중고를 넘나드는
교육활동 전반에 걸쳐 적용해 볼만한 내용이 많이 실려 있었고,
어떤 고민을 바탕으로 전개된 수업인지, 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 시행착오가
살아있는 목소리로 담긴 것이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국어, 수학에 비해 통합교과에 대한 팀과 통찰에 힘이 떨어져 보인다는 것일 테다.)
'다시 1학년 담임이 된다면'은
읽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다시 담임이 된다면으로 읽히게 될 것 같다.
쉽지 않은 2020학년도의 시작.
그 전에 다른 누군가의 한해살이를 먼저 볼 수 있어 좋았다.
내 한해살이도 좀더 여유있게 알차게 계획해 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