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숙제
김다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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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소원>에 이어 <비밀 숙제>가 나왔다.

나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미래, 이랑, 현욱의 이야기가 돋보였던 데다,

작가가 생각한 첫 제목과 출판과정에서 제목이 바뀐 경우라

책쓰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주 언급했던 동화여서인지

후속작이 나왔다고 하니 기대되어 사전 서평단을 신청했다.


열 세 시간이나 떨어진 나라로 이민을 가게 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들을 만나게 된 이랑은

'나를 표현하기' 숙제를 어떻게 해결 해야 할 지 난감하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어려운 '나'란 존재.

환경 때문인지, 생각 때문인지

나를 표현하는 것은 점점 쉽지 않은 숙제가 되어 버리는 듯 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새로 사귄 친구 마야와 폴을 만나게 되고,

태권도를 함께 하고, 스케이드 보드를 함께 타며 적응해 나가기 시작하지만

쇼핑몰에서 인종 차별적인 일을 겪게 되면서

일은 점점 어려워 진다.

​

이랑은 지금의 평화를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용기를 내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혼란스럽다.

변해야 할 사람은 두고 나머지 사람들이 참아야 하는 걸까?

​

이랑은 나에 대한 첫 문장을 완성한다.

'아마도 오늘 조금은 세상을 바꾼 사람'

'머리카락 색이 무엇이든 상관 없는 사람' (p.104)

​

​

<비밀 소원>에서

할머니와 이모와 함께 사는 미래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비밀 숙제>에서는

낯설고도 다양한 친구들 사이에서

'나'를 찾아가는 이랑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마야와 폴이 이랑을 보는 시선에 대한 정의도 흥미로웠고,

(특히 주머니에 젤리가 가득한 위그든 씨 ㅡ 위그든씨는 '이해의 선물'에 나오는 사탕 가게 아저씨이다.

버찌를 가져온 아이에게 거스름돈과 사탕을 선물한!!)

절친 미래와 현욱으로부터 온 편지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마지막 장면도 좋았다.

​

아직은 서툴고 부족하지만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의 나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

<비밀 숙제>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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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의 공원 ㅣ 사계절 그림책
사라 스테파니니 지음, 정혜경 옮김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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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의 공원> 이래서,

저 빨간 모자를 쓴 남자가 주인공인줄만 알았다.

강아지와 산책하다가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미안하다. 틀렸다.

아이들과도 표지를 보면서 같이 고민했다.

대체 마르그리트는 누구일까?

그의 공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읽기 전 몸풀기, 아니 머리 풀기용으로 딱이다.)

마르그리트는 둘째장이 넘어갈 때까지도 등장하지 않는다.

(비싼 주인공인 셈이다.)

혼자 공원에 앉아 산책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마르그리트의 일상은 특별해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무와 나뭇잎을 바라보고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을 만지며

산책 나온 사람들의 발소리를 듣고

개와 개 주인 사이의 닮은 점을 관찰하며 노는 마르그리트의 모습에 나는 감탄했다.

따뜻한 시선으로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평온한가?

집으로 돌아온 마르그리트는 사랑하는 엄마에게

자신이 보고 들었던 공원을 온전히 전하고 싶어한다.

엄마는 마르그리트의 말을 들으며 공원을 그리고,

마르그리트는 그런 엄마를 위해 집에 공원을 옮기기로 한다.

일상적이지만 환상적이고,

재미있지만 아름답다.

트레싱지(a.k.a 기름종이)를 쓰지 않았지만

마르그리트의 기억이 하나씩 겹쳐지듯

집과 공원의 모습이 레이어드 되는 것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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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텃밭이 생겼어요! ㅣ 기린과 달팽이
레니아 마조르 지음, 클레망스 폴레 그림, 이주영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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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생태교육 관련 책들이 많이 보이는 요즘이다.

얼마 전 읽었던 <농부달력>(김선진, 웅진주니어)이

농촌에서 사는 농사꾼 할머니 할아버지의 1년의 소소함을

담담하게 그렸다면,

이번엔 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텃밭이 보다 강렬하게 다가 오게 한다.

​

할아버지로부터 텃밭의 일부를 선물받고

나만의 텃밭을 갖게 된 아이는

텃밭에서 농사를 시작하지만,

텃밭은 어느새 아이의 놀이터이며 실험실이 되고, 모두의 축제의 장이 된다.

진딧물이 싫어하는 금잔화를 가꾸고,

양상추를 가져간 참새와 벌레가 밉지만

함께 나누고

건강하게 키우는 법을 배워간다.

흙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땀이 주는 소중함을 알며,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과

땅을 존경하게 된다.

​

자연의 경이로움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형형색색 아름답게 묘사된 그림과

텃밭을 오가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다른 사람의 농사를 지켜보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땅을 밟고, 갈고, 씨를 뿌리는 모습

벌레가 먹어도 실망하지 않고,

자신이 심은 식물이 아닌 다른 것이 싹을 틔워도 아쉬워 하지 않는 모습은

아이들로 하여금 보다 더 넓고 다양한 세계로 나아가는데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다.

​

봄이 가고 있다.

오는 줄 알았는데

나를 지나쳐 가고 있는 모양이다.

벚나무는 꽃은 이미 지고 푸른 잎이 솟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불어온 바람은 차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철쭉이 만개하려고 준비중이더랬다.

​

아이와 함께 무어라도 심어봐야 하지 않나 싶다.

흙 속에서 움트는 씨앗의 생명력과

길러내는 마음과 정성을

(그 끝에 실망이 있더라도)

자연의 경이로움을 지금 아니면 또 언제 느끼겠는가?

​

p.31

#그림책추천 #내게텃밭이생겼어요 #유아그림책 #봄추천그림책 #생태교육 #텃밭 #놀이터 #실험실 #체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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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달력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4
김선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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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도시의 땅도 그냥 두지 않는 건

늘 엄마 아빠였다.

버려진 땅,

건물이 사라진 빈터에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며 키우는 모습을 볼때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더랬다.

들인 값도 되받을 수 없고,

힘들게 일한 것에 비해 수확량은 보잘 것 없었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은데도

끝내 작물을 키워내는 건

농부의 아들이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고 내 맘대로 생각해 버렸지만,

나도 엄마 아빠랑 텃밭을 가꾸는데 일손을 보태고,

정원에서 강아지처럼 뛰놀며

철마다 자라는 나무들의 열매를 따먹으며 자랐다.

​

<농부 달력>은

온전히 농부의 일 년을 보여주는 기록이면서 동시에

자연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노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

아무렇지 않은 듯 흘려 보내는, 내뱉은

엄마와 아빠의 말 속에

(아이들은 모두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라고 불렀지만)

오래된 삶의 깊이 있는 철학들이 담겨 있다.

​

- 봄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있을까요.

봄은 냉이 뿌리에 아직 숨어 있나요.

새들이 물고 오다 떨어트려 주나요.

차가운 바람 사이사이 흐르는

햇살을 타고 오나요.

아까부터 찜해 둔 봄꽃 무늬 몸뻬에 피어나나요.

새로 볶고 물들인 까만 머리 위로

새싹처럼 돋아날까요.

봄은 사방에서 스며 오고 있네요. (p. 3-4)

​

한 편의 시 같기도 한

봄의 모습을 읽으며

내 머릿 속에도 할머니와 장터에 갔던 기억이

엄마와 손잡고 시장에서 딸기 바구니를 바라보던 추억이 생각났다.

​

- 쓸데없이 내리는 비는 없습니다. (p.11-12)

계절과 계절 사이에 항상 비가 있다는 아빠의 말씀처럼

쓸데 없는 비는 없다.

메마른 땅의 목을 축이고,

곡식을 키우고 과일을 맺게 한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것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

- 심고 가꾸고 거둬들이는 데는 다 각자의 때가 있습니다. (p. 27-28)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이리라.

남들보다 늦는다고 조급해 할 필요 없고,

남들보다 앞섰다고 자만할 필요 없다.

어쩌면 우리 사는 모습이

텃밭에 있는 지도 모른다.

​

엄마와 아빠 혹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일년을 따라가며

아이들과 함께 보낼 일년을 계획해 본다.

- 애들아 우리 올해는 무슨 씨앗을 심어 볼까?

- 비오는 날엔 뭐할까?

- 이번 방학에는 할머니 댁에 갈까?

식탁에 오른 채소들이 귀하다.

누군가의 손을 거쳐 이토록 아름답게 자랐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루를 보내는 이 아이들도

누군가의 손을 거쳐 그리고 나의 손을 거쳐 아름답게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큰 이야기가 숨어있는 <농부 달력>

'00 달력'으로 패러디 해봐도 재미있겠다.

​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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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찰랑 비밀 하나 ㅣ 파란 이야기 7
황선미 지음, 김정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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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었던 <빛나는 그림자가>(황선미, 시공주니어)와

결이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비밀이 펼쳐지는 이야기

<찰랑찰랑 비밀 하나>(황선미, 위즈덤하우스)를 읽었다.

​

​

#이사

봄인이는 할머니와 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그렇지만 오늘 '백수 삼촌'과 함께 할머니 집을 떠나

장미 마을로 가게 되었다.

이유는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

엄마와 아빠는 아프리카 불쌍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봄인이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떠났다.

머리가 찰랑거린다며 찰랑이라고 불러줬던 아빠도,

오랜만에 귀국해서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엄마도,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양보한 거라고 당차게 말하지만

엄마가, 아빠가 보고 싶다.

그리고 게이트볼을 치러 요양원으로 떠나버린 할머니와는 이제 말도 안 할거다.

​

백수 삼촌 집은 '장미'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메마른 화단과 음식물 쓰레기통

반 지하에 사는 파란 머리 영모가 죽어버린 거북이를 보며 울고 있던 곳

그곳이 이제 봄인이가 살게 될 곳이었다.

​

#심술쟁이_둘

봄인이는 새 학교에서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더 똑부러지게 행동하고,

분홍 리본은 봄인이한테 관심을 보이다 멀리 가버린다.

학교에서는 분홍 리본이 사사건건 시비 아닌 시비를 걸고,

집에서는 고약한 심술쟁이 주인 할아버지와의 만남에 긴장해야 한다.

​

영모의 거북이를 묻어 준 화단에

게릴라로 메리골드가 심어지던 날,

봄인이는 엉망이 된 자신의 머리와 솟아오른 아토피를 탓하는

아이들을 향해

"창고에 쥐가 있으면 이렇게 돼."

라고 말하고,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 가족' 숙제를 위해서

그리고 이곳을 떠나기 위해서

할머니와 살던 집에 가기로 한다.

​

#모험_친구

봄인이는 영모와 재원이(분홍리본)와 함께

할머니와 살던 집을 찾아 간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오래 걸어 집에 가는 길,

셋은 서로의 비밀을 쉽게 꺼내 놓고 친구가 된다.

오랜만에 왔지만 봄인이는 비밀번호도 잊지 않았다.

사과하지 못하고 떠난 동네 친구 민아와도 만난다.

창고 쥐덫에 걸려 말라버린 쥐(!)도 발견한다.

도둑이 든 줄 알고 출동한 경비업체 사람들과 재원이 아빠, 그리고 삼촌이 들이닥치기 전까지

네 아이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모험으로 친구가 되었고,

비밀을 나눌 수 있었다.

​

#가족_비밀

백수 삼촌은 전학 첫 날부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봄인이가 깨울때까지 일어나지 않는 건 보통이고,

먹으면 안되는 식빵에 유통기한 지난 우유는 기본이다.

밤 늦게 어딜 돌아다니는지 봄인이가 잠들면 사라지고,

학교 가려고 일어나면 흙 묻은 신발만 벗어 놓고 자고 있기 일쑤다.

종일 만화책만 보는 것도 모자라 기다란 화면 두 개를 연결해 컴퓨터로도 만화를 본다.

하지만 봄인이가 했던 말들을 귀담아 듣고,

봄인이를 위해 조금씩 '제구실'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모가 '삼촌이 아빠'라는 말을 하자 마음이 이상하다.

정말 삼촌이 아빠인 걸까?

​

'우리 가족' 과제를 발표하던 날,

영모는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과 술마시고 자신의 거북이를 던져버린 아빠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재원이는 이혼한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숨긴다.

봄인이도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있다는 것과

어쩌면 삼촌이 아빠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비밀이 비밀인채로 있는 것,

비밀이 비밀로 남을 수 있도록 지키는 것도

있는 그대로 가치 있음을

봄인이는 알아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

​

어쩌면 표지에 적힌 "글 '황선미'"가 열일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고 익숙해 보이지만

그만의 섬세한 다정함으로

주인공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독자의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한다.

<찰랑 찰랑 비밀 하나>도 그러하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아이가 더 이상 할머니와 살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제구실 못하고 살던 백수 삼촌이 삼촌이 아니라 아빠라면 어떻게 될까?

심술궂은 집주인 할아버지가 사실은 식물을 정성으로 가꾸고 나누는 사람임을 내가 모르고 있었던 거라면?

봄인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자꾸만

봄인이의 생각보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앞에도 말했지만 "글 황선미"가 우리를 조종한다. (그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게 함정)

​

​

​

더 생각해 볼 문제

​

★ 나를 키워주던 할머니가 병에 걸려

나에 대한 기억과 우리에 대한 추억을 잊는다면 어떠할 지 생각해 봅시다.

(기회가 된다면

<할아버지 이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바바라 파크, 내 인생의 책)

을 읽어보아도 좋겠습니다. )

★ 집주인 할아버지가 게릴라 가드너에게 못 되게 군 이유는

'미리 말하지 않아서' 였습니다.

찰랑이 봄인이가 할머니와 삼촌에게 화난 이유도

'미리 말해주지 않아서' 였지요.

미리 말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을 속상하게 했던 경험이나,

미리 말해주지 않아서 내가 속상했던 경험을 생각해 봅시다.

​

★ 친구끼리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어'야 절친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절친이니까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어야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요.

정말로 비밀이 없는 사이만이 절친이 될 수 있을까요?

절친이란 어떤 관계일까요?

비밀이 비밀로 남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회가 된다면

<빛나는 그림자가> (황선미, 시공주니어)

를 읽어보아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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