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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구르는 속도 - 제4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2025년 고양시 올해의 책 ㅣ 사계절 아동문고 113
김성운 지음, 김성라 그림 / 사계절 / 2024년 9월
평점 :
하늘이는 휠체어를 탄다.
가끔 근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하고,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을 구슬 꿰기에 온힘을 써야 하는 왼손을 가졌지만
지금까지 동화에서 만났던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는 다르다.
특별하지 않은(!) 하늘이가
자신을 '하널'이라고 부르는 이라크 언니, 자칭 램프의 '요정'이라는 마람 언니를 만나면서
일상이 특별해지는 이야기이다.
이라크에서 온 '마람'언니는 자신이 램프의 요정이라며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고 한다.
요정도 능력 시험을 보는데,
자기는 성적이 좋지 않아 한국까지 온 거란다.
소원을 들어줄 사람을 정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 소원을 들어줘야 고향으로 갈 수 있단다.
하늘이는 신중하게 소원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휠체어를 타지만 아이들과 수다 떨며 비밀을 나누고,
다 함께 버스를 타고 현장체험학습을 가고 싶은 마음은 같다.
하지만 가끔은
휠체어 때문에 엄마랑 같이 다니는 것이 친구들에게 눈치보이고,
내가 장애가 있기 때문에 친구들이 식판을 들어주는 게 아닌가,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있는 건가,
하고 자꾸만 마음이 작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이는 당당하고 씩씩하다.
휠체어 때문이 아니라
휠체어 덕분에
손님으로 온 아이가 냉장고 속 높은 선반의 음료수를 꺼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고,
(뽀요요... ㅋㅋ 우리 애들도 뽀로로가 뽀요요였던 시절이 있었는데.. ㅋㅋ)
우여곡절 끝에 우유상자 나르기 - 누가 누굴 도운 건지 확실치 않은 -도 할 수 있다.
친구들은 여전히 하늘이 친구들이고,
너에 대한 오해는 나에 대한 이해가 되어 돌아온다.
마람언니도 못지 않다.
불법이민자라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손가락질하는 아저씨에게
기죽지 않고 말하는 장면에서
내 속이 다 시원했다.
-아조씨 대한민국 사람 아니잖아. 동방예의지국 한국에 아조씨 같은 사람 없어.
나 불법 아니고 아조씨 내 명예 훼손했어. 각오해.
무례한 사람한테는 참지 않는다..
하늘이처럼 나도 마람 언니의 말을 간직하기로 했다.
마람 언니는 떠나고,
하늘은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늘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램프의 요정 마람 언니는 왜 하늘이를 택했을까?
서로에게 다정한 사회가 된다면.
우정, 애정, 인정으로 둘러싸인 삶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