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호 Dear 그림책
권윤덕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윤덕 작가의 시선이 이번에는 베트남 전쟁에 머물렀다.

시대와 맞물리는 이야기를 펼쳐온 그여서 그런지 이번 작품도 기대되었다.

<용맹호>

용맹호씨는 베트남전에 다녀온 정비공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정비소에서의 일상을 보내던 용맹호씨에게

어느 날, 그 날의 그림자가 찾아온다.

아기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었다.

잊고 있었던, 혹은 잊고 싶었고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기억이

일상을 무너뜨린다.

용맹호씨는 어느 날엔 귀가 셋이 되고,

가슴이, 눈이, 발이 셋이 된다.

그 날의 가해자였던 하지만 그도 역시 피해자였던,

아무것도 규정할 수 없고, 규정된 바 없는 그날에서

여전히 용맹호 씨는 죄의식과 피해의식 사이를 오가고,

그런 용맹호씨를 향해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의 평화는

평화롭지만 불완전해 보이기도 한다.

역사적 비극이었다는 말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달라졌다.

진심으로 화해하고 나아가는 일은 왜 그리 힘들고 복잡한 것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다와 황천행 돈가스 큰곰자리 59
김다노 지음, 홍그림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홉살 하다>의 두 번째 이야기
하다가 이번에는 ‘캡하다’가 되었다. 
매운 걸 잘 먹어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하다는
학교 앞 분식집에 새로 생긴
‘황천행 돈가스’ 를 먹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과연 하다는 친구들이 우러러 보는 ‘캡하다’로 남기 위해 황천행 돈가스를 먹게 될까? 
한창 good boy, good girl 에 예민한 아홉살, 
남의 생각대로 ‘캡’하다가 될 것인지
나의 생각대로 ‘하다’가 될 것인지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생각하게 하는데다, 
아홉살들의
심리를 잘 그려낸 것 같아 더 재미있게 읽었다. 

아홉살 딸내미는 그 사이 하다의 팬이 된 모양이다. 
매운 걸 먹으면 얼룩덜룩 얼굴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저와는 전혀 다른 하다를 만났으니, 신기하기도 할 테고, 아홉살 친구 이야기라고 하니 더 관심 가는모양이다. 

<아홉살 하다>도 보여주어야 할까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의 이름이나 다른 어떤 후광이 아니라 작품 그 자체로 인정받고 싶다는 창비만의 독특한 시선이 담긴

블라인드 서평 시스템

선뜻함이 느껴지게 때로는 직설적이지만,

작가만의 따뜻한 시선과 세상에 대한 호의가, 배려가, 위로가 느껴지는 이 작가.

분명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기성 작가인가 싶기도 하다가 신인인가 싶기도 하다가.

읽고 나서야

아... 이런 문체 누구였지? 누구였지??

했지만 ㅠ 복면가왕 볼 때처럼 아직까지는 뚜렷한 대상 작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발표 직전 아! 그래, 그 사람 아니야? 할지도 모르겠다. )

사실 읽는 동안은

'나'에게서 빠져나온 이 두 영혼, 한수리와 은류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느라

작가고 뭐고, (죄송합니다.. ㅎㅎ)

캐스팅이고 뭐고 (또 죄송ㅎㅎ... 글이 너무 좋았다니깐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말 그대로 몰입감 최고였고, 전개도 빨라서 마음에 들었다.

(지난 번 스노볼보다 복잡하지 않은 것도 매력적이었다. 스노볼이 안 좋았다는 건 아니고.. ^^: 나는 현재에 충실하다 ㅎㅎ)

한수리와 은류 두 사람의 시선으로 교차되는 <나나>는

어느 날 영혼이 빠져 나오면서 일어나는 일주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보통은 영혼이 빠져 나오면 그 육체는 죽거나 혹은 식물인간처럼 제 구실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작가는 요즘 흔히 쓰는 말 - 영혼을 갈아 넣었다, 영혼이 1도 없다,는 말을 실현시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한수리와 은류는 버스에서 일어난 가벼운 사고로 영혼이 육체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되고,

영혼 사냥꾼 - 선령으로부터 자기 육체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육체로 돌아가기 위해 육체 주변을 끊임없이 맴도는 수리와 달리

류는 육체는 육체대로 남아 살고, 자신은 선령을 따라 저승으로 가도 상관 없다는 듯 말한다.

둘은 어쩌다 영혼을 잃어버리게 된 것일까?

수리는 성적에서부터 친구관계 심지어는 SNS까지 완벽하게 관리하는 완벽한 아이였다.

적어도 영혼이 육체와 함께 있을 때는 그랬단 말이다.

학교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날은 물론이고 주말까지도 분단위로 어떻게 하면 내게 좋을 지를 계획하고

나를 몰아 세우며 지금까지 왔다.

그렇게 나를 위해 무엇이든 감수하고 참아가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육체가 감히 나 한수리의 영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강한 결계가 쳐져있다는데, 육체가 날 원하지 않는다니. 이해할 수 없다.

반면 류는 언제나 예스맨으로 살아왔다.

내 생각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없었다.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아프고 어린 동생을 돌보느라 지친

엄마가, 아빠가, 할머니가 나를 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진짜로 동생이 떠나버렸다.

내가 떠나도 괜찮을 것 같았다. 어떻게 되어도 좋을 것 같았다.

수리와 류는 영혼으로 떨어져 나오고 나서야

'나'를 객관화하기 시작한다.

진짜 나를 위하는 게 무엇인지,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한다.

둘 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지만

속으로는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렇지 않았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진정한 '나'로 돌아가기 위해 '나'는 성장하기 시작하지만

아니, 어떻게 보면 뒤로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구리가 더 멀리 뛰기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몸을 움츠려야 한다고 했으니까..

선령이 드라마 '도깨비'의 김신(공유)이나 저승이 정도로 비중있게 나올 줄 알았지만

아쉽게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리와 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해줄 이가 또 누가 있었을까?

이처럼 따뜻한 선령이 정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영혼 사냥꾼이라기 보다 영혼 돌보미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냉기가 흐르는데도 말이다.

겉바속촉식 선령인가? ㅎㅎ

육체를 잃어버린 수리와 류는

주어진 시간 안에 과연 육체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정말 저승문턱을 밟게 되는 걸까?

'나'에게서 '나'로 돌아가기 보다

'나'에게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길 바란다.

'나나'를 읽는 모든 이들에게.

p. 2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 괴짜 박사 프록토르 3
요 네스뵈 지음, 페르 뒤브비그 그림, 장미란 옮김 / 사계절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유럽 최고의 추리 작가 요 네스뵈의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 동화

괴짜 박사 프록토르 세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나왔다!!

1,2편이 괴짜 박사 프록토르의 기상천외한 발명품들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었다면

이번 이야기는 보다 큰 음모에 맞서게 된 불레와 리세, 그리고 프록토르 박사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양말이 자꾸 사라지고,

온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상한 발음으로 말을 한다.

합창단이 합상단이 되고, 척추 지압사가 석수 지압사가 되어 버린 지금

빨간 머리 불레와 매의 눈을 가진 리세는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

한편 프록토르 박사님은 균형잡기 신발을 발명하고,

딸꾹질 선생님과의 과거 인연이 밝혀지면서

달 카멜레온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작전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프록토르 박사님 못지않게 독특한 언행을 보이는 빨간머리 불레와

(마치 남자 삐삐를 보는 듯 하다고나 할까? 페루 거미랑 이야기를 하고,

서슴없이 박사님의 '신기한 방귀 가루'를 터트리는!!)

그런 불레를 믿고 끝까지 지지하는 리세와 친구들

(사실은 선생님들이다.

달 카멜레온의 최면에 걸리지 않은 이들은

프록토르 박사님과 불레, 리셋과 딸꾹질 선생님, 그리고 스트로베 선생님 뿐이었으니까)

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 괴짜같은 조합의 인물들(최후의 승리자들 - 불레의 작명센스는 좀 아닌걸로 ㅠ ㅎㅎ)이

노르웨이를 정복하고 덴마크와 전쟁을 벌이려는

달 카멜레온과 어떻게 맞설 나아갈 지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전작에 비해 두 배는 두꺼워지고 열 배는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여러분도 프록토르 박사의 기상천외한 발명품과 함께

지구를 정복하려는 달 카멜레온을 잡으러 가지 않겠는가?

불레와 리세가 함께하고

컴플렉스를 인생 최고의 무기(혹은 매력? ^^:)로 바꾼

'최후의 승리자들'이 어떻게

치핵으로 끔찍하게 생긴 달 카멜레온과 맞서는지

책으로 확인하길!!

그나저나

프래니랑 프록토르 박사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가서 아이들이랑 나만의 발명 목록 만들기 한 번 해봐야 겠다.

p.3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 사냥꾼이 간다 1 : 요괴마을 - 제9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천능금 지음, 전명진 그림 / 비룡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보다 어린이의 마음을 잘 아는 심사위원,

어린이의 입장에서 어린이의 입맛에 딱 맞는 어린이의 작품을 고른다!!

스토리킹 수상작이 돋보이는 건, 심사위원이 어린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9회 스토리킹 수상작,


<귀신 사냥꾼이 간다>가 나왔다.

요즘 유행하는 도시괴담에 전설과 신화적 요소를 잘 섞은 작품으로

두 주인공 태주와 해주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인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에서 검을 다루던 초아,

제7회 수상작인 <귀신감독 탁풍운>에서 귀신을 감독하고 소환하던 풍운,

제3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작인 <미지의 파랑>에서의 인어 해적단 해미를 기억한다면,

이번 <귀신사냥꾼이 간다> 는 그들의 종합세트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요괴마을에 오게 된 태주와 태희 형제,

돈궤짝 귀신에게 납치된 태희를 구하기 위해 태주는

요괴 박물관의 해주를 찾아간다.

해주는

아기장수 우도담과 구미호 구가량,

인어 강여울과 반쪽요괴 반구비, 쥐 요괴 지일천의 도움을 받아

태희를 무사히 구한다.

귀신을 볼 수 있는데다 귀물 속에 갇힌 인간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태주는

해주의 귀신 사냥단에 스카우트 되고, 그들과 함께

귀물에 당한 친구들을 구하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ㅠㅠ 무시무시했던 건,

긴 머리 귀신 ㅠㅠ

일단 오우, 표정부터 힝... ㅠ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꿈에 나오는 거 아니야?

애들이 읽기에 너무 무서운 거 아니야? 하실 수도 있지만

단언컨대 아닙니다. 재밌습니다. 끝까지 읽고야 맙니다.

공포보다 더 무서운 그것,

호기심 때문에 못참아요 ㅎㅎㅎ


꿈에 나올까봐 두렵지만,

귀물과 귀신들이 자꾸 출몰하게 되는 상황에서

동동곡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귀신을 불러들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해주와 해주 오빠 월주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된다.

2장은 해주의 입장에서 사건이 서술된다.

종이 한 장으로 서술자가 바뀌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

이게 뭐지? 할 수도 있으므로 바뀌는 '나'를 잘 봐야 한다.

'해주 이야기'에서는 본격적으로 월주와 해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월주가 천계에서 쫓겨나 야차가 된 일부터

결계가 쳐있는 요괴 마을에 귀신들이 출몰하게 된 까닭,

그리고 태주의 몸을 귀물 삼아 나타난 월주의 모습까지.

욕심 많고 나쁜 사람은 오래 살고, 착하고 세상에 가치가 있는 사람은 빨리 죽는 지금까지의

저승 시스템을 바꾸려는 월주.

지금을 지키려는 해주의 해검과

미래를 바꾸려는 월주의 월검이 부딪친다.

그리고 해주는 태주의 말을 생각한다.

'너는 너고, 네 오빠는 네 오빠야. 너는 네 오빠가 아니라고. 그런 이상한 말에 휘둘리지 마.'

해주는 월주를 막을 수 있을까?

태주는 월주로부터 벗어날수 있을까?

앞선 페이지에서 뿌려놓았던 구슬들이

하나씩 꿰어지는 재미,

이럴수가!와 그랬구나!를 연발하며 읽었다.

어렴풋하게 예상되었던 것들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고,

예상치 못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무섭지만 짜릿하고,

슬프지만 감동적인 <귀신 사냥꾼이 간다>

1. 요괴마을이 시작이니,

앞으로도 쭉쭉 이어질 이야기가 있을 터!!

당분간 또 인터넷 서점 신간 소식 기다리며 살지도 모르겠다.

괴담이나 귀신, 요괴 이야기 좋아한다면,

추리물 좋아한다면,

검 좀 다룰 줄 아는, 사연 있는 주인공들을 만나고 싶다면

추천한다.

'귀신 사냥꾼'의 세계로 들어오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