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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사이에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2
김화요 지음, 오윤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익숙한 것은 항상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
맞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달라지고, 달려가기 시작한 사건은
좀처럼 막을 수 없다.
고효민
강주목,
임수현
세 아이도 지갑이 사라진 그 날부터
주체할 수 없는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반장_고효민
무엇이든 다 가진 주목이의 생일 날,
주목이 엄마의 지갑이 사라진다.
의심 받는 사람은
친구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반장 효민.
이유는 하나였다.
내별마을 근처에서 지갑이 발견되었고,
마지막 달동네 내별마을에 사는 건 효민이뿐이었기 때문이다.
티나지 않게 친구를 챙기고,
보이지 않게 선의를 베풀던 효민이 정말 범인일까?
#돌아온_임수현
수현이는 어릴적부터 효민이와 친했다.
한 때 내별마을을 떠났었지만,
다시 돌아왔다.
아빠의 사업이 망했고,
누리던 것들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당연한 것들에 돈이 있었음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시 가난한 마을로 돌아온 수현은
아이들에게 내별마을에 산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
웃으면 쉽게 보일까봐 웃지도 않았고,
주목이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아 부잣집에 들어가면서도
가난이 묻어 있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 침대 위에 있는 지갑을 보게 되었다.
#뭐든1등_강주목
강주목은 다 가진 아이이다.
부유한 집에서 바른 가정 교육을 받았다.
돈이 많지만 돈에 연연하지 않고,
베풀줄 알며 차별하면 안된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상하게 고효민에게는 뒤질 수 밖에 없었다.
처음으로 반장 선거에서 떨어진 날, 그날부터 효민이의 모든 것이 아니꼬웠다.
그러던 차에 반장이 엄마 지갑을 훔쳐간 범인이라니,
고효민에게 행해지는 모든 잔인한 일들이 정당화 되었다.
세 아이는
서로가 알고 있는 것들 사이의 공백을 메우고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비밀
효민이는 수현이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부당한 대우를 감내한다.
범인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친구들의 괴롭힘을 참아 낸다.
친구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내가 억울해 지거나 고통받는 상황을 참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만약 나였다면 효민이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비밀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일까?
#거짓말
수현이는 가난한 자신과 집에 대해 감춘다.
내별마을에 사는 걸 숨기기 위해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학교에 가고,
하교할 때에는 아파트 촌으로 돌아 집에 간다.
내별마을을 떠났을때 수현이는 세상을 알게 되었다.
의심과 악의는 손쉽게 전염된다.
친한 친구에게만 말한 비밀이 살이 붙어 거짓말로 되돌아왔다.
수현이는 내별마을로 돌아온 후, 웃지 않았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다.
스스로를 감추고, 친구가 되지 않으려고 했다.
나에게도 감추고 싶은 무언가가 있지 않은가?
거짓말을 해서라도 감추고 싶은 나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인정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고효민뿐만 아니라 임수현을 관찰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즈음
강주목은 지갑을 훔친 범인이 고효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범인에게 부탁받은대로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용기를 내어)
고효민이 범인이 아니라는 말을 단톡방에 남긴다.
그리고 고효민에게 간다.
단 한번도 친구라고 생각해 본적 없는 아이,
하지만
앞으로의 시간을 들여서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
주목이는 효민이가 괜찮은 아이라는 걸 인정하게 된다.
내 친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친구의 특징을 생각하며 인정받을 만한 능력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소소하지만 특별한 능력들)
내가 자랑하고 싶은, 내가 인정하는 내 능력을 말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인간은
보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다르게 보이는
입체로 존재한다.
어쩌면 당연하게
내가 모르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효민이가 수현이의,
수현이가 주목이의,
주목이가 효민이의
놓쳐 버렸을 그 어딘가에서 다시 서로를 이해하게 되기까지
먼 길을 돌면서 그들은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다시 시작될 세 사람을
응원한다.
웅진주니어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