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저널 이프 창간호 소장판
이프 편집부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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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널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작품에 드러나는 여성들은 다양하지만 그려내는 여성상의 실상은 하나였던 네 명의 남성작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사회적으로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모든 문화의 상징이며 여성은 세상을 통치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는 것 중 일부로 보는 그들의 남근 문화는 남근을 통해 사고하고 창조하며 문학 또는 예술이란 허울을 쓰고 펜으로, 붓으로, 카메라로 여성에 대한 성희롱과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를 통해 가장 잘 드러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번 저널에서는 미투 운동의 원인과 배경들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느낌이 들 정도(감독뿐만 아니라 감독이 영화가 안 풀려 스트레스가 많이 받은 데다 술에 취해 그랬으니 이해하라.”는 몹시 충격적인 주변 스텝들의 설득, 성공한 여성미술가들에게는 주변에 피해를 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야 마는 억센 여자들이라는 수식어) 로 미투 운동의 배경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예술계들의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변화에 있어서는 너무 미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우리가 마주할 사회는 지금처럼 미비한 변화를, 또는 그러한 변화조차도 만들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항상 함께 연대하고 그 현장 속에서 존재하며, 존재하지 못한다면 목소리라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과 마음다짐을 하며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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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 - 여성 서사로 본 국가보안법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47
홍세미 외 지음, 정택용 사진 / 오월의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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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우연한 기회에 양심수 분을 만나게 되어 좀 더 깊게 배울 수 있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을 크게 정의한다면 어떤 사람의 행위가 아니라 생각이나 사상을 처벌하는 법이라는 것이다. 이 정의만 보아도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판단되는지를 알 수 있다.
“가해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부정의와 폭력을 목도했지만 침묵,외면,회피하거나 다수의 목소리에 동조했던, 그럼으로써 국가폭력이 가능하게끔 만들었던 국민들이 있다.” 라는 말을 통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국가보안법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 있어 제대로 알기도 전에 다수가 또는 강자가 선택한다는 이유만으로 소수의 말을 들으려고 한다기 보다는 바로 다수결에 수용하는 성향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국가보안법을 여성의 목소리로 어떠한 부분을 이야기 할지, 그리고 국가보안법과 페미니즘이 어떤 식으로 연결될지 궁금했는데 그러한 부분은 에피소드 중 정순녀분의 구술을 통해 잘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은 5.18광주민주화운동 역사기행을 갔을 때 배웠던 부분과 굉장히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중심세력이 되었던 학생들 뿐만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했기 때문이다. 5.18 당시에는 어머니들이 주먹밥을 가지고 광장에 함께, 국가보안법에서는 민가협을 통해 엄마에서 인권운동가로 그리고 그러한 외침은 단순히 가족에 한정되지 않고 모두에게 향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단어를 처음에 들었을 때는 굉장히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여러 사람들의 일상 속에 녹아있는 국가보안법을 통해 재구성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러한 재구성을 위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부분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가지고 말의 세계에 입장하는 것, 말에 감금된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목소리를 전하고 남기는 일”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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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내가 있었다
(사)일하는여성아카데미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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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이 평등하고 평화로운 행복한 세상아카데미의 비전부터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부분의 노동운동, 사회운동과 관련된 기록이 남성 경험 위주이며, 간혹 여성의 목소리가 기록되는 경우도 단체나 조직의 대표 또는 당사자 여성의 목소리는 담고 있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성 활동가의 목소리가 담긴 기록은 거의 없다는 문제 인식에 공감하며 아카데미를 구성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책에서는 여성 활동가, 개개인의 모습을 테마별로 나누어 기록하였는데 아무래도 현재 대학생으로써 이분들처럼 깊게 활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사회에 부조리한 부분들과 대학의 부조리한 면들에 대해 함께 목소리 내었기에 대학생 시절 그분들이 느꼈던 감정들이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 세상은 조금씩 나아져 가는데 왜 사람들은 행복해하지 않을까?, 이게 뭘까? 민주화, 제도적인 변화, 물질적으로는 좀 더 풍족해졌지만, 사람들의 삶은 더욱 불안하고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어, 사람들의 삶과 함께 변화하지 않으면, 사람들 마음이 함께 변화하지 않고는 우리는 모래 위에 계속 성을 쌓는 게 아닐까?" p66은 내가 대학교에 와서 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대학이 단순히 낭만적인 공간이라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내야 하는 곳으로 변했다.

이 아카데미의 여성 활동가들의 시들을 읽을 때면 행복에 대한 기준과 가치관이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이러한 행복이 그들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시를 통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졌다. (우리는 그렇게 하루의 일상을 기록을 통해 만났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들으면서 나의 일상을 만나고 나의 일상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서 마치 하나인 듯 느꼈다. 함께하는 그 시간이, 그리고 그 공간이 참으로 따스했다.) 사실 행복이란 굉장히 주관적인 개념이며 이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누군가에는 별거 아닌 것, 너무나 소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기에 여기에 있는 시들이 하나하나 다 와닿았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이주환 활동가의 시가 가장 인상 깊어 함께 나누고자 한다. “나에게 행복이란 한마디로 순간순간을 사는 것, 사랑하고, 함께 하는 것, 따뜻함을 나누는 것,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만족하는 것, 집착을 내려놓는 것, 누군가를 위해 나누는 것.”

끝으로 학생 신분을 지나 노동자가 되었을 때 어느 순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바로 옆에서 나에게 전해주는 위로와 같은 책이 될 것 같고 지금의 감정과는 사뭇 다르게 읽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차츰차츰 내 안에 흑백으로 나누어보던 인식의 프레임이 프리즘으로 바뀌는 듯했다라는 문장은 이프북스를 통해 페미니즘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는 나의 마음속에 넣어두고 싶은 문장이 되었다.

" 세상은 조금씩 나아져 가는데 왜 사람들은 행복해하지 않을까?, 이게 뭘까? 민주화, 제도적인 변화, 물질적으로는 좀 더 풍족해졌지만, 사람들의 삶은 더욱 불안하고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어, 사람들의 삶과 함께 변화하지 않으면, 사람들 마음이 함께 변화하지 않고는 우리는 모래 위에 계속 성을 쌓는 게 아닐까?" - P66

"차츰차츰 내 안에 흑백으로 나누어보던 인식의 프레임이 프리즘으로 바뀌는 듯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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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별자리 심리학
주디스 베넷 지음, 신성림 옮김 / 이프북스(IFBOOK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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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타로나 운세 등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몇 가지로 나의 특성이나 미래를 규정하는 느낌이 들어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 책의 경우 별자리 심리학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태양 중심의 별자리가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완전히 규정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변화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만든 책이라 호감이 같던 것 같다. ( p24. 별자리 심리학은 구속하는 영향력이 아니라 자유롭게 해방하는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실제로 작가는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조적인 수단으로써 별자리 심리학을 이용했고 이는 많은 여성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었다. 그리하여 나 역시도 나의 성장을 위해서 별자리심리학을 알아보고자 한다책과 함께 온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2가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 가지는 나의 생일이 포함되어있는 사자자리,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이 책에서만 나타나는 모든 별자리를 거쳐 완결된 별자리인 우주적 여성 별자리이다. 우선 사자자리에 대해 알아보면, 어떠한 부분은 너무 비슷해서 소름이 돋았던 부분도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반대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비슷한 부분은 자기만의 특이한 성향이 존재하고 독창적이며 사교적이고 자기 자신을 알리며,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며 무엇보다도 세세한 일과 일상적인 관례를 싫어하고 가끔은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쪼금 찔리면서도 고칠 필요성이 있다고 여겨졌던 부분은 너무나 낙천적이고 낭만적이다 보니 다소 비현실적이고 이성에 대해서도 과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실망하는 일이나 받아들이는 힘든 일이 발생하면 평소보다 더 나태해지며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것이다. 우주적 여성의 경우,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모습이 많이 나타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긍정적인 기운과 세상에 대한 분명한 시각이 있으며 관심이 우주 전체만큼이나 광범위하며 언제 어디서나 인생의 경험에 관심을 보이며 분노하게 되는 이유는 부당한 행위, 타인의 권리침해, 잠재적 가능성의 실현이 너무 늦어지거나 아예 실현되지 않는 경우라는 특성들이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우주적 여성이 되기에는 현실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과 분노를 상황을 창조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에 적절하게 활용하는 능력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앞으로도 억지로 우주적 여성이 되기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나를 그 수준에 맞추기 보다는 인생을 나답게 살아가면서 배우고 성장하여 자연스럽게 우주적 여성이자 내가 되고 싶다.

우리 모두가 진화의 과정에 있다고 믿으며, 우리가 이 진화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고 믿는다. 물론 우리는 항상 성공하지 못한다. 어쩌면 미끄러지고 뒤로 후퇴하는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주요 목적은 현재의 과업을 달성하고 우주적 여성으로 진화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 앞에서 지혜롭게 선택하고 계획해 올바른 경험을 하는 데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리 힘들지라도 우리의 길을 계속 걸어가도록 이끌어주는 경험이다. 어떤 때는 넘어지겠지만, 또 어떤 때는 날아오른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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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이야기
지현 외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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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어떤 식으로 책을 구성했을지 궁금했는데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뿌리 깊게 박혀온 여성차별, 비하가 당연하다는 듯이 쓰인 옛이야기들을 새롭게 다시 썼다고 하여 과연 페미니즘적인 관점들을 어떤 식으로 담아냈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 신콩쥐팥쥐전

 

왜 항상 우리가 들으면서 자라온 옛이야기들 속의 소녀들, 여성들 ,딸들은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것일까? 이러한 위험은 왜 스스로, 그리고 또 다른 여성들에 의해서가 아닌 무조건 사회적 지위와 권력이 있는 남성들이 나타나 정의를 실현해야만 그 위험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일 까? 이러한 옛이야기 속 공식 같은 고정관념을 깬 것이 바로 신콩쥐팥쥐전이다. 이 작품에서는 무엇보다도 혼자 꿋꿋이 고난을 이기고 자매간의 연대, 옛이야기 속 계모로 표현된 팥쥐 엄마를 포함한 세 여자의 연대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더욱 인상 깊었던 것 같다.

 

. 홍길영전

 

<아기 장수>에서 파생된 또 다른 민담인 <오누이 힘겨루기>를 이 책을 통해 접하게 되었는데 힘이 센 오누이가 목숨을 건 내기를 하게 되고, 엄마의 개입으로 딸이 죽게 되는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스토리였다. 이 스토리를 통해서도 잘 들어나지만, 누나가 살아남아 영웅이 되고, 무엇보다도 누나가 지은 성은 홍길동성이 아닌 홍길영성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이 홍길영전에서 작가는 최소한의 이름 석 자는 되찾고 남길 가능성을 주고자 했다.

 

. 꼬리가 아홉인 이야기

 

이 소설은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구미호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다루고 있기에, 구미호의 존재에 대해 구미호의 기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구미호는 마녀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여기서 내가 놀랐던 건 여성들의 지식과 권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역할이었고 또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민담 속 여성 괴물들은 대부분 가부장제도하에서 남성이 통제할 수 없는 공포를 투사한 존재, 더 나아가 자신들이 가해한 폭력을 뒤집어씌운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이 와닿아 함께 공유해보고 싶다. “구미호는 없다, 구미호라는 고약한 이름으로 불리던, 목소리 없는 여성들만 있었을 뿐이다. 헛된 이름들을 배척하자고 외치는 연대를 만들기 위해, 이 글을 쓴다.”

 

. 하늘 재판 극, 고통을 벗고 날개옷을 입다.

 

다른 글들과 달리 극으로 표현하였기에 좀 더 개개인의 특성과 성격이 잘 나타났고 장면들도 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특히 이 극에서는 원작 선녀와 나무꾼에서 볼 수 없었던 마야라는 존재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였는데 그녀는 이 작가가 심리치료 현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여성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많은 여성들을 대변했다는 것을 나는 마야가 마음의 공허함을 폭식으로 채우려는 행동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행동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위한 자아는 마야를 기존의 사회질서에 저항하도록 만들지만, 무의식 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또 다른 자아는 이러한 행동은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야를 통해 많은 여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 받고 자신 속의 여러 자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소 읽었던 페미니즘 도서의 대부분은 비문학이었기에 그런지 몰라도 다소 읽는 데시간이 많이 걸렸다면 이번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이야기>의 경우 쉽게 읽어지지만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공감하고 함께 분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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