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내가 있었다
(사)일하는여성아카데미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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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이 평등하고 평화로운 행복한 세상아카데미의 비전부터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부분의 노동운동, 사회운동과 관련된 기록이 남성 경험 위주이며, 간혹 여성의 목소리가 기록되는 경우도 단체나 조직의 대표 또는 당사자 여성의 목소리는 담고 있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성 활동가의 목소리가 담긴 기록은 거의 없다는 문제 인식에 공감하며 아카데미를 구성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 책에서는 여성 활동가, 개개인의 모습을 테마별로 나누어 기록하였는데 아무래도 현재 대학생으로써 이분들처럼 깊게 활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사회에 부조리한 부분들과 대학의 부조리한 면들에 대해 함께 목소리 내었기에 대학생 시절 그분들이 느꼈던 감정들이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 세상은 조금씩 나아져 가는데 왜 사람들은 행복해하지 않을까?, 이게 뭘까? 민주화, 제도적인 변화, 물질적으로는 좀 더 풍족해졌지만, 사람들의 삶은 더욱 불안하고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어, 사람들의 삶과 함께 변화하지 않으면, 사람들 마음이 함께 변화하지 않고는 우리는 모래 위에 계속 성을 쌓는 게 아닐까?" p66은 내가 대학교에 와서 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대학이 단순히 낭만적인 공간이라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내야 하는 곳으로 변했다.

이 아카데미의 여성 활동가들의 시들을 읽을 때면 행복에 대한 기준과 가치관이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이러한 행복이 그들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시를 통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졌다. (우리는 그렇게 하루의 일상을 기록을 통해 만났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들으면서 나의 일상을 만나고 나의 일상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서 마치 하나인 듯 느꼈다. 함께하는 그 시간이, 그리고 그 공간이 참으로 따스했다.) 사실 행복이란 굉장히 주관적인 개념이며 이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누군가에는 별거 아닌 것, 너무나 소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기에 여기에 있는 시들이 하나하나 다 와닿았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이주환 활동가의 시가 가장 인상 깊어 함께 나누고자 한다. “나에게 행복이란 한마디로 순간순간을 사는 것, 사랑하고, 함께 하는 것, 따뜻함을 나누는 것,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만족하는 것, 집착을 내려놓는 것, 누군가를 위해 나누는 것.”

끝으로 학생 신분을 지나 노동자가 되었을 때 어느 순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바로 옆에서 나에게 전해주는 위로와 같은 책이 될 것 같고 지금의 감정과는 사뭇 다르게 읽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차츰차츰 내 안에 흑백으로 나누어보던 인식의 프레임이 프리즘으로 바뀌는 듯했다라는 문장은 이프북스를 통해 페미니즘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는 나의 마음속에 넣어두고 싶은 문장이 되었다.

" 세상은 조금씩 나아져 가는데 왜 사람들은 행복해하지 않을까?, 이게 뭘까? 민주화, 제도적인 변화, 물질적으로는 좀 더 풍족해졌지만, 사람들의 삶은 더욱 불안하고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어, 사람들의 삶과 함께 변화하지 않으면, 사람들 마음이 함께 변화하지 않고는 우리는 모래 위에 계속 성을 쌓는 게 아닐까?" - P66

"차츰차츰 내 안에 흑백으로 나누어보던 인식의 프레임이 프리즘으로 바뀌는 듯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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