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동양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1
정약용 지음, 노태준 옮김 / 홍신문화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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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민관인 아버지 슬하에 자란 다산 정약용으로서는 직접 체험한 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목민심서>를 지은 것은 필연적인 일이 아닐까. 다산에게는 괴로웠을 18년 동안의 유배가 지금의 우리에게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것이 씁쓸하다. 어째서 바른 것은 사장되어 왔는가. 어쨌거나 당시 목민관들의 생활상에 대한 모든 것을 일렀다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그들의 행실에 대한 실질적인 제시를 하고 있어 흥미롭다.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에 당시 정치제도나 사회상 전반을 알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약용의 애민심, 충정심 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당시 목민관들은 물론 백성들의 태도나 사고 또한 잘 알려주고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의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부러 원문이 실려 있는 것으로 고르다 보니, 홍신문화사의 것으로 읽게 되었는데 해의가 알차 읽기 편했다. 주석이나 주해는 말할 것 없고, 원문에 없는 내용들까지 같이 알려주는 해의가 있었던 것이다. 또 마지막에는 현대 사회와 연결시켜, 이러한 점은 요즘에 맞지 않으나 또 어떤 점은 현대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것들이라며 역자의 의견을 덧붙여 인상적이다. 그래서 [동양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가 시리즈 명인가 보다. 다산이 마음 속으로만 품고 있었던 정신을 지금이라도 실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생각만으로도 흐뭇하다. 무엇보다 그 시대에 이루지 못한 것이라 하여, 그것은 그저 이상적인 것일 뿐이라고 단념하지만 않는다면 분명 더 나아질 것이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목민심서>를 읽으며, 그동안 품고 있었던 오해가 한가지 풀렸다는 점이 나로서 특기할만 하다. 목민관의 행실이나 행정에 대한 내용만 있는 줄 알았으나 그뿐 아니라 아전의 태도나 애국충정에 대한 내용들도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목민관의 옷차림 하나까지 매우 세심하게 다룬 것이 흥미롭다. 무지로 인한 어이없는 오해였으나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듯 하다.

 

 어쨌거나 다산은 목민관에 대한 윤리뿐 아니라 실무적인 부분까지 일관된 자세로 방향을 제시하고, 당시 목민관의 그른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백성을 사랑하고, 임금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다산의 정신이 살아 숨쉰다.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관리의 특권에 따른 방만한 태도는 존재하고 있지만, 다산과 같은 옳고 바른 정신으로 직무를 행하는 이들이 있기에 살만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그른 것에 굴복하지 않는 올곧음이 아름다운 것이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위하는 것,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가치를 실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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