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론, 무엇으로 다시 살 것인가 - 손석춘의 미디어 혁명, 새로운 사회를 여는 지식 캠프 001
손석춘 지음 / 시대의창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 언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그 문제에 대한 제기조차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 사회, 경제 면에서 관련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소지식인이라 불리우는 대학생들조차 그 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말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언론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가장 보완해야 할 문제점은 아마 의식은 전환, 혹은 개혁이리라. 물론 나조차 그 무지의 물결 속에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나, 때때로 나에게조차 심각해 보이는 경우에는 참으로 답답해진다.

 

 그렇다면 우리 언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다시 살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 보기에 앞서 그 문제부터 정리해 보아야 할 것인가. 책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언론사 세무조사, 불완전한 신문법, 개혁 철학 혹은 개혁 정책의 부실, 미디어의 폭증, 소유구조와 편집의 자율성 등 다양하다. 특히나 책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자율적인 편집권의 부재이다. 이것은 사주가 인사권을 쥐고 흔들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시작한다. 아무리 언론의 자유를 외쳐 대어도 실상 목숨을 갖고 휘두르는 데야 장사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한 기자들, 저널리스트들은 찾아 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책에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가장 신뢰성이 가는 신문이라는 한겨레조차 판매부수와 무가지 비율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조중동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가장 신뢰성이 높고, 공정성이 있는 신문조차 회사 투명성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니 다른 신문들은 오죽하겠는가. 더불어, 조사 결과 기자들 사이에서 한겨레의 신뢰도가 가장 높다고는 하나, 일명 진보 신문이라는 한겨레의 부수는 조중동에 비할 바가 아니다. 중앙신문들이 이 모양이니, 지방 신문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이번 대선에만 보더라도 확연하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 분석이나 이행 가능성, 혹은 그들의 비리나 성향 등을 분석하는 기사는 눈을 씻고 찾아 볼래야 보기 힘들다. 대개 그들의 동향, 즉 어느 지역을 순회하며 손을 잡았나 등의 홍보 일색인 기사뿐이다. 기자들이 각 대선 주자의 홍보 비서나 다름없게 되버린 것이다. 정책이나 공약에 대해서도 띄워주기 식의 단순 중계에 그칠 뿐이다. 그렇잖아도 눈이 어두운 대중들이야, 그저 신문에서 읊어주는 공약이나 외면 유식해 보이니 그 이상의 관심은 없다. 도대체 이런 사태는 어느 나라의 본보기를 받은 것인가. 그렇게 좋아하는 미국인가, 유럽권 국가들인가.

 

 더군다나 몇 달 전 KBS 모 프로그램(아시는 분은 아시리라)에서 신문에 올라 온 기사들의 문제점에 대해 방송했을 때, 조중동은 마음껏 떠들어 댔다. 그 어느 나라에서도 방송이 신문을 두들겨 패는 경우는 없다고. 그것도 모잘라 몇날 몇일을 그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해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 프로그램은 그들을 비웃듯이 여러 나라의 실질적인 사례를 조사해 왔다. 신문기자들은 과연 조사나 취재는 해보고 기사를 쓰는 것인가, 에 대한 의문제기와 함께.

 

 우리의 언론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위해, 무엇을 쓰는가. 최근에도 S그룹 비자금 파문으로 인해 들썩거리고 있으나, 실제로 조중동에서 그 기사를 찾아 보기는 어렵다. 한겨레나 경향에서는 1면에 터트리는 반면, 조중동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운 곳에 작게, 그것도 다른 기사와 섞어 한 두 줄에 그치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제는 그 비자금 자체보다 조중동이 더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도대체 왜 S그룹에 약할 수밖에 없는가, 라는 토픽과 함께.

 

 어쨌건 책에서는 이런 이슈보다 그 구조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었으니, 다른 문제 제기는 이쯤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렴 그런 문제들이야,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마는.

 

 책에서는 현재 공론장을 '분단 공론장'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써 진정한 언론개혁의 시작을 '해방공론장'이라는 명칭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 '해방공론장'을 일궈낼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주요 초점이다. 사주의 소우제한 및 겸영금지나 주식 소유한도의 제한을 더 낮춘다든지, 편집위원회의 실질적인 활성화, 미디어개혁위원회 구성 등을 대안으로 내놓는다.

 

 이 책이 무엇보다 재미있는 까닭은 이처럼 문제 제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외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전에 언론에 대한, 정치에 대한, 사회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부터 고쳐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자유를 보장하라, 라고 외칠 수 없는 우리 언론의 현실. 참으로 안타깝지만, 더이상 안타까워 하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되지 않을까. 霖

 

뱀발1) N 포털은 대선뉴스 댓글을 허용하라. 대중은 당신네들의 입 없는 종이 아니다.

뱀발2) UCC를 규제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말고 또 어디 있을까. 가질 수 없다면 버려라?

뱀발3) 도대체 '임시조치'는 누구를 위한 정통법인가. 명예훼손의 기준은 어디에, 잣대는 누가? 쌍방향 미디어의 발전은 우리나라 언론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개혁 희망으로 보아도 무리가 아니거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