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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메다의 나무들
장수정 지음 / 로에스미디어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책은 숲의 해설가로 활동중인 작가의 작품으로
독자들과 인생의 삶을 나무와 자연과 더불어 해석하면서
새로운 이면을 바라보게한다.
그안에서 우리의 인생의 면모를 느낄수 있으며
그와 동시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다.
자연의 꽃과 더불어 공기, 바닷물의 소리들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노래하고,
한때는 추억에 몸을 체념하듯 숲을 향해서,
바람처럼 빠르고 깃발처럼 환호하는 함성처럼 아우성치기도한다.
무안하고도 설명할 수 없는 우호의 감정과 전설이
나무들안에 있는 것이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의 저승 가는길,
의당하던일을 멈추고 신작로로 달려와 그를 배웅하는 순간
죽음의 풍경일 때도 있다.
푸른 잎과 하늘, 햇살을 담고
맑게 일렁이는 화야산 계곡에 나뭇잎배가 떠다니는데
어미가 자식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소리는 매우 서글프다.
때론 풀벌레가 들어와 풀숲이 들어오고
별의 노래가 들어서는데, 밤벌레 소리는 마치
근심도 한켠에 묻어놓고 걱정도 한시름 놓게 한다.
이책을 읽고 여러분도 자연속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삶안의 고단함이 있다면
자연속 나무 바람 풀 벌레 조차도 모두 같이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동질감을 얻게되어 우리의 삶의 가치를 다시한번 깨닫게 될것이다.
P15 청계산은 사내에게 익숙했다. 오른지 십년이 넘었다. 산어귀 귀룽나무는 벌써 겨울눈이 벌어져 연두빛 잎이 쌀알만큼 돋았고 명자나무 꽃눈은 단장한 여인의 살짝 벌어진 입술처럼 붉고 요염했다. 계곡 물소리는 지난달보다 한결 또록또록했다.
P33 그 겨울에는 몰랐다. 봄이 가고도 몰랐다. 초여름 태백산에 오르고야 뜬금없이 그 겨울의 주목이 기억의 창고에서 떠올랐다. 떠오른 그는, 검푸른 밤 심해의 바닥을 끌고 솟아 마침내 바다를 부수고 달빛을 부순 거대한 흰 고래 모비딕처럼 빛나고 장엄했다
P45 우리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경쟁으로 얼어붙은 이 바다. 숨가쁘고 외로운 바다를 연대의 꽃잎으로 깨부술 수 있을까. 고작 꽃으로 만든 도끼하나로. 그리하여 다시 ‘나는 저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될 수 있을까
P99 곤충들이 밤에 불빛을 향해 날아오는 이유를 우리는 잘 모른다. 불빛을 향한 본능적 이끌림, 이렇게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다만 본능은 꿈과 닿아있다. 그꿈이 천국을 향한 것이건 국가를 향한 것이건 한마리 나방의 등에 난 붉은 교차로처럼, 결국 평화라는 하나의 교차로에서 만나야한다는 건 누구나 안다. 염원한다.
P108 푸른 여치집을 파는 여치장수라니. 보릿대를 엮어 만든 매끄러운, 불꽃같이 아름답게 비틀린 여치집 하나로 마당에 통째 숲을 들일 줄 알았던 그 시절의 사람들은 유려한 낭만파였음에 틀림이 없다.
P286 해바다 오는 봄. 매번 꽃이 피는 일은 그러면 용서와 같은 말일까. 용서하면서 꽃은 비로소 피어나는 것일까.
P317 무슨 말인가 하면 모든 상처는 숲에서 치유되고 우리 앞에놓인 사회적 정치적 난제들은 숲에서 곧바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하다가 곧, 숲도 경쟁과 약육강식이 판치는 곳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실망하는 일이 오래, 자주 반복되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