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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 닭볏부터 닭발까지, 본격 치킨 TMI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이책 치킨 덕후라면 필독서! 치킨 먹을때도 맛있지만
알아가면서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평소보다 더 맛있게 먹을 수있을 것이다.
책을 보는 내내 어떻게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증이 많았다.
작가는 실제로 조류학자이자 치킨 덕후로써
닭뿐만아니라 조류의 진화를 겸해서
자세히 역사를 넘나들고 거기에 해부학, 맛나는 부위까지 겻들어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철학의 범주까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가슴살은 과연 어디서 유래했는지 여러 조류들의 행동과
진화면에서 파악하고, 커다란 안심과 커다란 가슴근육은 생명유지를 위한
비상 탈출장치임을 알게된다.
또한 날개부터 이족보행하는 척추동물중 인간과 조류에게만 허락된 특이한 운동은
바로 하퇴부의 비밀이 있었다.
또한 간요리 중 녹색 얼룩이 눈에 뜨는데
이는 조류의 담즙이 빌리베르딘이라는 녹색색소를 함유하여 그렇다.
또한 '모래주머니'라는 부위는 입대신 위로 저작활동을 하여
근육으로 뒤덮인 견고한 위이다.
탱탱하고 쫄깃하여 미식가들에겐 인기 만점이다.
이렇게 이책을 통해 무심코 맛있게만 먹었던 닭을
여러 종류의 조류의 진화와 더불어 봤을때
많은 면에서 알수록 더 재밌고 더 보다 맛있게 음미하며 치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P31 닭의 가슴근육이 거대한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가금화로 인한 품종개량 때문이다. 인간이 그들에게 원한 것은 하얗게 눈 덮인 마당을 뛰노는 것도, 코타츠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고기의 총량이다. 시간을 거친 품종개량이 이 경이로운 양의 가슴살을 이뤄낸 것이다.
P36 어쩌면 오리고기에서 약간 피맛 같은 게 날지 모르는데, 이는 핏물을 충분히 빼지 않아서가 아니라 혈중 헤모글로빈과 비슷한 미오글로빈의 맛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비상하는 조류의 맛이다.
P64 저녁 메뉴로 치킨카레를 품위 있게 먹고나서, 살점 속에서 신속하게 상완골을 품위 있게 먹고 나서, 살점속에서 신속하게 상완골을 발라내자. 뼈의 양끝 중 굵은 쪽이 어깨 관절이다.
P73 정육 코너에 진열된 닭고기는 이미 깃털이 뽑혀 비상하는 자로서의 자긍심이 토막난 듯 보인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직 날개깃의 흔적이 감춰져있다.
P115 만약 요리되기 전의 발톱까지 붙은 새의 다리를 구할 수 있다면 종아리근육을 분해해보기 바란다. 각각의 근육으로 이어지는 힘줄을 당겨보면 거기에 맞춰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 펴졌다 하면서 긴팔 만능집게 처럼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발끝에 근육이 없는데도 발가락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정교한 조종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151 달가슴연골은 꼬치구이집에 가면 꼬치 하나에 네다섯개가 꽂혀 있고, 슈퍼마켓에서는 산처럼 쌓아두고 저렴하게 판매한다. 하지만 연골 끝자락의 단 한곳, 그것도 어린 닭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소부위다. 이 한개의 꼬치 뒤에는 보이지 않는 다섯마리의 닭이 있음을 잊지 말자.
P199꼬리샘에서 나오는 지방분은 납, 지방산, 지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지방샘 내부에 지방분이 잔뜩 들어 있는 덕분에 엉덩잇 살은 육즙이 대단히 풍부하고 맛있는 부위가 되었다.
P225 닭은 목을 위아래로 흔들며 틈에 떨어진 씨앗이나 풀잎 새싹을 온종일 쪼아 먹기 때문에 목의 운동량이 상당할 것이다. 좁은 사육장 안에서 지내는 닭이라면 가장 많이 움직이는 수의근이 이 목근육일지도 모른다. 목살의 뛰어난 맛이 바로 그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