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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이 반했습니다 - 꿰맨 눈과 기울어진 사랑
김하진 지음 / OTD / 2024년 7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인스타그램 상도덕 서평클럽 (@f83_project)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한 눈이 반했습니다》는 읽고 나서 단번에 이해되는 작품이라기보다, 한 편씩 읽고 잠시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들의 모음이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고 기묘하게 느껴졌던 설정들이 마지막에 이르러 현실을 향한 은유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오게 되니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역시 「한 눈이 반했습니다」다. '한눈에 반하다'라는 익숙한 표현을 뒤틀어, 완벽한 대칭을 위해 한쪽 눈을 봉합하는 세상을 만들어낸 상상력이 놀랍다. 아름다움을 좇기 위해 스스로 불편함을 선택하는 모습은 극단적인 설정이지만, 유행과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려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제목 하나에도 이런 의미를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다.
「솔로 인 더 라이트」에서 박스를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는 바비인형 역시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기준과 시선 속에서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내가 바라는 건 박스가 아니야. 이 답답한 곳을 떠나는 거야." 사람도 익숙한 관계와 환경 속에 갇혀 있으면서 그것이 안전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을 구조하는 대신 삶의 방향을 되찾게 하는 「견인지역」, 출산과 가족의 의미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베이비 캐리어」, 정체성과 콤플렉스를 이야기하는 「얼리지 않아」, 가족이라는 이름의 상처와 화해를 풀어내는 「비닐, 하우스」. 작품마다 다루는 소재는 전혀 달랐지만, 결국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불안과 외로움,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부 좋았다.
다만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 어떤 작품은 한 번 읽고는 의미를 온전히 붙잡기 어려웠고, 다시 앞부분을 넘겨보게 된다. 하지만 그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읽는 사람마다 기억에 남는 작품도, 해석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김하진 작가의 상상력은 현실에서 꽤 많이 벗어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통해 결국에는 다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환상 속에서 소설을 헤엄치다, 어느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내 삶을 돌아보게 되는 경험을 한다. 이게 신인 작가의 첫 소설집이라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세계관과 묵직한 메시지를 함께 담아낸 놀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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