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슈퍼호스트
박희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슈퍼호스트』, 평범한 숙소 하나를 이렇게까지 불편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무서웠던 책이다.
그저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 정도를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이도윤이 익숙하게 찾던 ‘스테이 나른’에서 검붉은 흔적을 발견하고, 호스트에게서 “숙소에 별문제는 없죠?”라는 메시지를 받는 순간부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공간들이 하나씩 의심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소설은 이도윤과 소은재, 박현수, 강준영의 이야기를 조금씩 겹쳐가며, 처음에는 단순해 보였던 이들의 관계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과거의 사랑과 배신, 누명을 쓴 사람의 상처, 누군가를 향한 뒤틀린 집착이 하나의 사건으로 엮여가는 과정이 꽤 촘촘하다. 초반에 스쳐 지나간 장면을 뒤에서 아하!하며 다시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생기는 것도 재미있었다.
살인도 살인이거니와, 누군가의 일상을 훔쳐본다는 욕망이 역시 가장 서늘하고 섬뜩하다. “그녀의 일상을 훔쳐보고, 표정을 수집하며,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던 문장이다. (에어비x비가 생각나는) 공유 숙소라는 소재도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낯선 사람의 집에 머물며 그 공간의 취향과 흔적을 구경하는 일이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는 관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이 상상하면 할수록 정말 찝찝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복수를 둘러싼 인물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긴장감도 확 올라간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누가 함정을 파고 누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지 계속 뒤집히는 느낌도 좋았다. 『슈퍼호스트』를 읽고 나니 여행지에서 숙소 문을 닫고 나면 그 안에 정말 나만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 것 같다.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공포를 남기는 책이라고 하겠다.
#슈퍼호스트 #박희종 #팩토리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