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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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창래 작가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첫 장편소설 <영원한 이방인>으로 미국 주요 문학상 6개를 수상하며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이후 선보인 소설들도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노벨문학상까지 거론되곤 했다.

이번에 출간된 <타국에서의 일 년>은 2021년에 발표한 6번째 장편소설이다. 이창래가 이창래를 다시 썼다며 김연수 소설가가 극찬을 했다. 이러니 안 읽을 도리가 없다.

타국에서의 일 년, 과연 틸러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제목만 보고 성장소설이나 모험소설로 지레짐작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주인공 틸러는 12.5분 한국인의 피가 섞여 있는 20대 청년이다.

신체적 나이는 20대가 맞긴 하나 정신적으로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를 보여준다. 물론 나이가 성숙의 척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어머니의 부재가 늘 결핍으로 작용하는 듯 보인다.

아버지와의 심리적 거리, 가출한 어머니 때문에 그는 집에 마음을 붙이지 못한다. 우연히 만난 중국인 사업가 퐁 로우를 따라 낯선 나라로 떠났고 그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게 된다.

p.305
다만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이유는 절대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온 틸러는 우연히 공항에서 만난 밸과 함께 살게 된다. 밸은 틸러보다 10살 이상 연상인데다 아들까지 있다. 밸에게 느끼는 감정은 사랑보다는 애착에 가까워 보인다.

p.310
고아들은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언제나 경로에서 벗어난다. 뒤집어 말하면 그들은 비교적 낯선 사람에게도 쉽게 매달린다.

틸러의 행동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결핍은 성장을 막는다. 그러나 역으로 보면 결핍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타국에서의 일 년이 틸러에게 결코 무의미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개 독자로서 이창래 소설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게 참 조심스럽다. 작가의 의도를 십분 이해했는지도 의심스럽기만 하다. 그래도 낯선 길을 꾹꾹 밟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는 데 의미를 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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