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우산이 물었어 웅진 우리그림책 60
안효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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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질문은 끝이 없다. 가끔은 그 많은 질문에 답을 해 주다 지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질문이 많다는 건 그만큼 삶이 풍요롭고 재미있어지는 게 아닐까? 

 

여기 질문이 마구 샘솟는 개구리 우산이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매우 철학적인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물음은 선뜻 답하기 어려운, 난감한 질문이다.

 

여기서부터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듯 장면의 전환과 더불어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아주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과 답들이 끝없이 샘솟는다. 

 

초록 개구리 우산이 생각하는 출생의 이유는 참 다양하다. 머리카락 비 안 맞게 하라고 태어난 걸까 싶지만, 개구리 우산을 쓴 긴 머리 소녀의 머리카락은 비바람에 속수무책이다. 비 오는 날, 자동차가 일으킨 물 폭탄은 개구리 우산도 막을 수 없다. 감기 안 걸리게 하라고 태어났을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감기는 초록 개구리 우산의 몫이 아니다. 숨바꼭질 하라고? 장난치라고?

 

마구 난무하는 상상과 예측 속에 ‘왜 태어났을까?’에 대한 질문은 깊어만 가고, 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삶의 양상, 예상치 못한 해프닝들, 자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에 좌절하고 아파하는 초록 개구리 우산의 번뇌가 어느새 우리가 처한 현실과 오버랩되며 성큼 다가온다.

 

 

사실 출생의 이유라는 게 그렇게 거대한 뭔가가 아니라, 그저 나누고(우산을 나눠 쓸 수 있는 마음), 기다리고(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음), 친구 하라고(우산을 온전히 들 수 없는 누군가를 위해 우산을 씌워 줄 수 있는 마음),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라고 태어났을 거라는 현답을 주는 무지개 우산의 존재는 금세 초록 개구리 우산의 마음도, 우리의 마음도 행복의 무지갯빛으로 물들인다.

 

 

호기심은 사소한 대상을 의미 있는 존재로 바꾼다. 그리고 때로는 답이 없는 질문들이 우리 삶의 다양한 발명과 발전을 가져오기도 하며, 한결 풍요롭게 만든다. 이 책을 통해 아이 스스로 질문해 보고,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꼭 정해진 답이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깨달으며, 아이는 다양하고 풍부한 사유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사소한 질문들로 풍부한 이야기가 구성되었듯, 그림 역시 무지개 우산으로 표현한 그림만으로 풍부하고 화려한 그림을 탄생시켰다. 밝고 따스한 그림 속 다양한 패턴과 분할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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