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 릴렉스 우리 그림책 33
고정욱 지음, 베아트리스 카르니세로 무니야 그림 / 국민서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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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하면 나무 위에서 느긋하게 잠을 자고, 쉬고 또 쉬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죠. 나무 위 높은 곳에 누워 숲속 경치를 즐기고, 바삭한 나뭇잎을 천천히 씹으면서 그 맛을 음미합니다. 앞만 보며 스스로를 소진시키며 살아가는 저에게 나무늘보가 살아가는 방식은 몹시도 낯설게 느껴진지고 부럽기만할때도 있습니다.

래비는 천천히 풀을 뜯어요. 팔라는 이제 마음껏 풀밭 위에서 달려요. 퀵은 아들과 함께 빨리 달려요. 모리는 땅속에서 지렁이를 찾아 땅굴을 파요. 그리고 릴렉스는 턴과 함께 나무에 매달려 낮잠을 자요. 행복한 아프리카시티의 동물들은 모두 외쳐요.



"느리다고 나쁜 게 아니야."


나무늘보 릴렉스』는 아마존에 사는 나무늘보 릴렉스가 북극제비갈매기 턴과 함께 모든 동물들이 빨리 움직이는 아프리카시티로 회오리바람을 타고 날아가게 됩니다.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진정한 삶과 행복의 의미를 찾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우리는 무한속도경쟁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빠를수록 좋은 것이고, 필요한 것이며, 빠를수록 효율적이고 경제적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속도경쟁은 우리에게 과연 좋기만 할까요? 이 동화는 정말 빠르면 우리는 행복해지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저와 아이에게 한번 생각해볼수 있었던 시간이였습니다.







빨리빨리에 길들여진 저는 오늘도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고, 넘치는 일로 머릿속이 복잡해야 발전하는 거라고 착각하며 산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처리하려고 아등바등한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걸까? 그래서 과연 행복하긴 한 걸까? 나무늘보는 느긋하게 삶을 향유하는 넘치는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사랑하고 발휘하며 자기를 안아주고 위로할 줄 압니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보며 매 순간마다 삶의 기쁨을 찾고, 자기 털 속에 있는 작은 생물들에게 관대한 사랑을 실천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사랑스러운 나무늘보가 들려주는 말과 그림으로 가득합니다. 치열한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자신을 닦달하고 몰아세우는 당신이, 얽히고설킨 관계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당신이, 아무것도 아닌 ‘나’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운 당신이 오늘 나무늘보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였습니다. 나무늘보를 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위로를 받고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용기를 얻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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