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빌리 비룡소의 그림동화 166
앤서니 브라운 지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이 책이 참 좋다.
레오리오니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
고릴라 윌리가 등장하는 책들이 유명하지만 이 책도 참 훌륭한 책이다.   

큰 애 27개월 즈음에 샀었나?  

유아들이 세상에 대해 때론 엉뚱하고 이상한 불안을 느낄 때  

그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책이다.

큰 애는 예술가적 기질(?)이 있어 평범한 상황을 과장되게 받아들이며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가령 아기 낳을 때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는  

'엄마, 나 이 다음에 아기 낳다가 죽으면 어떡해?' 하고 불안해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겁쟁이 빌리가 걱정 인형을 만들어 자신의 걱정을 덜어 놓는 모습은 바로 큰 애와 같은 아이들에게 위로가 된다. 

이 책을 처음 읽어본 둘째(30M)는 아직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뭐 워낙 낙천적인 아이인지라 걱정이 뭔지도 모르긴 하지만. 

허나 앞으로 커나가며 알 수 없는 불안과 걱정으로 마음이 우울해질 때 
이 책을 읽으며 위안을 얻게되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어 이야기 - 침만 꼴깍꼴깍 삼키다 소시지가 되어버린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30
로알드 달 지음, 김수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동화작가 중 로알드 달보다 더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작가가 있을까? 물론 내가 읽어 본 작품이 많은 게 아니니 이렇게 단정지어 버리는 게 성급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가히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악의 명백한 구도, 단순한 플롯, 무한한 상상력은 어린이가 읽기에 더할 수 없이 좋지만, 사실 어른이 읽어도 유쾌하고 통쾌하다. 그의 작품은 동화가 아닌 소설도 풍자와 반전이 뛰어나 읽어볼 만 하다.   


이 책은 로알드 달의 작품 중 연령대를 가장 낮춰잡아도 좋을 책이다. 한 두 돌부터 즐길 수 있다. 여전히 퀸틴 블레이크가 그림을 그렸지만 로알드 달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색이 들어가 있고 책이 조금 큰 편이라 아이들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만 즐겨도 좋다.  


못된 악어가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도 계속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는 이야기. 사실 악어가 아이를 잡아먹는걸 나쁘다고 해야 하나, 이를 저지하는 하마, 코끼리 등 다른 동물들은 착하다고 해야 하나, 한 6, 7세 이상된 아이들이라면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뭐 그 때는 부모가 알아서 잘 얘기해 줘야겠지. 의문을 안 갖고 넘어가면 다행이고.  


코끼리가 악어를 하늘로 쏘아올려 소시지로 만들어 버린 마지막 부분을 읽고 나자 아이는 만족한 듯 말했다. 

"코끼리가 제일 착해."  

다행이다. 아이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냥 이야기를 즐겼다. 휴우.  

 

참 재밌다. 'The enormous crocodile'이란 원제를 '침만 꼴깍꼴깍 삼키다 소시지가 되어버린 악어 이야기'라고 번역한 것도 좋고, '침꼴깍' 악어라는 이름도 재밌다. 읽어주기에 편하고 자연스러운 번역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 스케치북에 손대지 마라 - 상위 1% 인재로 키우는 10년 투자 성공 비결
김미영 지음 / 동아일보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엔 <나는야 꼬마 큐레이터>와 지은이가 같은 줄 알았다. 어린 아이를 키우며 프랑스에서 몇 년 간 생활했고, 그 기간 동안 프랑스의 예술교육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무척 비슷했기에. 책 디자인 또한 미술 관련 책이 흔히 그러하듯 작품, 작가, 미술관 등 풍부한 사진을 곁들여 부담없이 읽게한 점도 두 책이 비슷하다. 내용은 프랑스의 앞서가는 예술교육 소개이다. 영국 교육 이야기도 간간히 나온다.   

 

아이가 처음 미술을 시작할 때 사물의 섬세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크레파스보다는 뾰족한 싸인펜을 주어라, 아이가 사물을 그려달라고 할 때 스케치북에 손대지 말고 스스로 아이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유도하라, 미술관을 놀이터 드나들 듯 하라, 명화가 그려진 물건을 일상의 소품으로 만들어라(명화 퍼즐 등), 명작 기법 흉내내기로 명화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라 등등.

분명 유럽의 미술 또는 예술 교육은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예술을 가까이하고 즐기며 자랄 수 있는 그들의 환경은 진도떼기와 테크닉 연마, 그리고 학교 수행평가 대비에 주력하는 우리나라 음미체 교육과 확연히 대비되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가령 피아노를 배울 때 그들은 제일 먼저 좋은 음악을 감상하게끔 하는데 비해 우리는 음표와 악보읽기부터 배워 “피아노 치는 건 지겨워”하며 건반을 덮어버리게 만들지 않던가.

“우리나라 음미체 교육의 문제점이 뭔지 도통 모르겠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봐도 좋겠다. 한편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뭔지 너무도 잘 안다, 그래서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아 궁리 중이다”하는 부모라면, 뭐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되겠다.  사실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우리나라 예술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문제의식을 느끼는 부모라면 대충 알고 있는 내용 아니던가, 그런데 뭔가 프랑스에서 살다 온 사람이 하는 이야기라면 얘깃거리가 되는 현실이 좀 씁쓸하기도 하다.   

 

아쉬운 점은 지은이가 프랑스와 영국에 있을 때는 아이를 그곳 분위기대로 자유롭게 키웠는데 귀국해서는 이곳 분위기대로 영어학원 두 군데, 피아노학원, 검도학원 등을 전전케 했다는 것이다. 이게 뭔가? 우리나라 부모들에게는 예술선진국 프랑스에서 배우자고 책까지 펴냈으면서 정작 자신은 귀국해서 아이를 학원으로 돌리나? 지은이는 과연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까? 책은 책이고 현실은 현실인가? 문득 책 표지에 써 있던 <상위 1% 영재로 키우는 10년 투자 성공비결>이라는 부제가 떠오르며 ‘프랑스 풍이라면 뭐든지 통하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겨냥한 책’이라는 씁쓸함이 지워지지 않는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kissxxxx 2009-01-21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책읽고 화가 많이 났어요. 서평 믿고 산건데 말이죠.저에겐 정말 아니았어요. 부제도 씁쓸했구요. 같은 생각을 한 분이 있었군요
 
꼬마기관차 1414
프리드리히 펠트 지음, 백석봉 그림, 유혜자 옮김 / 꿈터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빼어난 그림이 형편없는(?) 번역을 살린 경우다. 사실 번역에 대해서는 내가 독일어로 된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뭐라 할 처지는 못된다. 다만 그간 읽어 본 유혜자 번역의 작품들(좀머 씨 이야기 등) 중에 재밌는 책이 없었고, 1414를 읽혀 본 여러 엄마들이 유혜자의 번역에 대해 혹평을 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뿐이다.   

 

 사실 독일 작품들이 원래 다 이렇지 않을까, 어쩐지 영미권 작품들에 비해 통통 튀는 유머나 재치도 없고, 왠지 무겁고, 왠지 진지하고, 왠지 철학적이고,,, 이런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톤으로 이어져 지루하기 짝이 없는 유혜자의 번역에 대해서는 나도 좋은 점수를 주지는 못하겠다.  


내용은 '61년 동안이나 같은 선로만을 달리던 기관차 1414가 휴가를 받아 기관사도 없이 홀로 여행을 떠난다'는 단순한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기관차 이야기라는 것 말고는 이야기가 특별히 재밌거나 박진감 넘치는 전개는 아니다. 사실 백석봉의 그림이 아니었더라면 그냥 평범한 책으로 묻혔을 것 같은 그런 책이다.   


그런데 저 표지 그림을 보라. 저 표지 그림을 보는 순간 아이들이 홀딱 빠져버릴 것 같지 않은가? 기차를 타고 뿌뿌~ 기적 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달리고 싶은 동심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멋진 그림이다. 파란 색 잉크로만 그린 본문 속 그림도 더할 수 없이 훌륭하다.(그렇다고 디카로 찍어 올리는 그런 귀찮은 짓은 안한다.^^) 처음엔 이야기가 독일 작품이니 그림도 독일 사람이 그렸을 거라 생각했을 만큼 그림이 이야기를 완벽하게 살려준다.  

 

그린이 백석봉의 약력을 보니 아이큐 점프에 '천자군'이라는 작품을 연재했고 주요 작품으로는 만화로 그린 '병신과 머저리', '감자', '배따라기', '흐르는 북' 등이 있단다. 뭐야, 이거 순 만화만 그리는 사람이잖아?   


허긴, 어떤 엄마가 스티븐 비스티와 데이비드 멕컬레이의 <성>, <로마>, <고딕성당> 같은 뛰어난 작품을 남편에게 보여줬더니 그 남편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그림 잘 그리는 작가들 많아, 만화가들 중에'라고 했다던데 우리나라는 정말 화가보다 만화가들의 수준이 더 뛰어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아라 펭귄! 까치발 문고 1
아네테 블라이 지음, 이동준 옮김 / 예림당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갈매기처럼 날고 싶은 펭귄이 아무리 노력해도 날 수가 없어 낙담하지만, 바다에서 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만족한다는 이야기. 어떤 엄마가 이 책에 대해 '차라리 판타지의 힘을 빌어 날 수 있게 하지 왜 현실로 회귀하느냐'고 비판했던데 동감한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발상의 전환, 자신이 가진 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 뭐 이런 것들을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현재에 만족하라'는  지극히 어른스러운 교훈으로 이야기가 끝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을 읽을 때 아이에게 물어봤다. 
 

"어때, 펭귄이 노력하면 날 수 있을까?"
"응."

아이는 펭귄이 날기를 원했고 또 그럴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결국 펭귄이 그래도 바다에서는 날 수 있다는 현실만족으로 돌아왔을 때 아이는 말했다.

"거봐, 내가 날 수 있을 거라고 했잖아."

아이의 이 말은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확인이 아니라, '펭귄이 날았으면' 하는 자신의 희망을 그런 식으로라도 확인받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었다. 

나름대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는 그림책이지만 뭔가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